전의수 대전시 교통국장

동서남북에 우주의 신비를 안고 사계절을 장식하는 산들이 병풍처럼 솟아 있고 시내 중심을 은빛으로 수놓으며 온갖 생물들에게 생명을 공급하는 세 줄기 하천이 있어 넉넉한 도시 대전.

우리 고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일컫는 신흥도시라는 평가에 대응하듯 선사시대 이후의 많은 유적이 대전의 오랜 역사를 증명해 주는 곳이 이곳 대전이다.

북쪽에 금강이 굽이쳐 흐르고, 대청댐이 있어 140여만 시민의 물 걱정을 놓게 하며, 멀리 보이는 계룡산의 위용은 대전의 웅비를 지켜 주는 듯해 든든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자연이 우리에게 천혜의 살기 좋은 자연환경을 제공한다 해서 이것들만으로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모든 시민이 슬기롭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평하고 싶다.

첫째, 망국의 씨앗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출신 지역간 갈등 없이 서로 화목하며 살아가는 시민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각지에서 모여 사는 인적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전시민은 타 도시에 비해 소위 텃세라는 것이 없이 서로 아껴 주고 도와 가며 슬기롭게 살아가기 때문에 조화로워 보인다.

둘째,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이 자라고 있어 아름답다.

대전역에서 도청에 이르는 중앙로를 지나다 보면 버스노선 표시판에 한 줄로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의 모습을 보게 된다.

물론 시내 전체로 보면 지극히 일부일 수 있겠지만 저렇게 작은 모습이 모여질 때 우리 시민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민주시민이 되고 이것들이 우리 대전을 질서가 잘 지켜지는 선진 국제도시로 키우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서로 아끼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아름답다. 우리 시가 역점으로 추진하는 '복지만두레' 사업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새로운 사회복지 모델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이 사업에 뜻 있는 많은 시민이 흔쾌히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흐뭇한 느낌이 든다.

또 어렵고 궂은일이 있는 곳마다 많은 봉사단체의 자원봉사자들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 시민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느끼게 한다.

넷째, 많은 사람들이 희망에 가득 차 움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들을 하고 있지만 건설현장 또는 재래시장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이 오늘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는 분들이 시청과 구청, 그리고 각급 기관, 사회단체로부터 지역사회 각 분야의 발전에 헌신한 공으로 상을 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지역과 이웃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분이 많다는 것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새겨 본다.

이제 우리 대전은 한반도의 대전이 아닌 세계 속의 대전으로 웅비할 채비에 분주하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이 확실시되고, 대덕연구단지 일원의 R&D 특구 지정 등이 가시화되는가 하면, 대덕밸리에 외국 유망 연구기관의 입주계획 보도 등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시민 모두는 위에서 필자가 자랑하는 크고 작은 것들을 일상 속에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리고 외형적 도시발전, 물질적 풍요와 함께 정서적으로 살기 편하고 아름다운 우리 고장을 만드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 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신행정수도 배후 도시로 세계 속에 우뚝 설 날을 머릿속에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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