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기피, 중앙 공무원 없기를
백제역사와 금강은 젖줄이자 魂 제 2의 果川 안되게 國力 쏟아야

2003년 내내 전북 부안(扶安)군수가 핵 폐기장 설치를 반대하는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고 수많은 부상자들이 병원을 메우는 등 거리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 무렵 대형 사업들이 곳곳에서 그런 저항을 겪어야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추진하던 청계천복원사업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2000명의 노점상, 600개의 각종 단체 등 22만 명의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고 끈질긴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점을 생각하게 된다.

하나는 시장시절 청계천 복원 때 보여준 소통과 대화의 노력이 대통령이 되고서는 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다. 서울시장의 소통방식과 대통령의 그것은 다른 것일까.

두 번째는 세종시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때부터 수도이전이라던지 하는 것에 적극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우여곡절 끝에 수도 대신 '행정복합도시'라는 형태로 추진이 되었고 '세종시'라는 이름으로 마침내 오는 7월 1일이면 정식 출범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5년이 다 되도록 대통령이 세종시의 건설현장을 돌아보았다는 뉴스는 접해 본 일이 없다.

물론 지금 정부가 모든 것을 관장하고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장중한 모습도 들어나기 시작했으며 여기 저기 정부청사의 건축현장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10분 거리만 밖으로 나가면 '세종시 시대'의 그 어떤 변화도 감지할 수 없는, 그냥 '연기군'이다. '세종시 첫 마을'이라는 아파트가 눈에 뛰일 뿐 이러다간 경기도 과천시보다 못한 결과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런데다 감사원은 2015년까지 인구 50만의 행정복합도시로서 자족기능이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또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서울에 있는 정부청사 공무원들 중에는 세종시로 옮겨야할 부처를 노골적으로 기피하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과천은 고사하고 판교 같은 신도시 하나 더 생기는 것에 그치고 말 것 같다

따라서 세종시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시장시절 청계천 복원 때 보여주었던 정성과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지역민들이 '세종시는 충청도다'하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시는 충청도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법률적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맞먹는 특별지위를 누리고 국가 기능을 수행하는 위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밑을 흐르는 역사와 문화 정신은 충청도다. 충남도와 충북도의 살과 혼(魂)이 섞였으며 대전시가 옆에서 감싸고 건설현장에서 출토된 많은 유물은 더욱 그렇게 확인을 시켜 주었다. 기호 유학의 거두이신 초려 이유태선생의 묘소가 있고 금이성과 운주산성등 백제 유적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의 젖줄은 금강이라는 사실이다. 그 충청의 정신적 토양에서 세종시는 글로벌시대에 표상이 될 사실상의 행정도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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