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철

이미지(imege), 사전적 의미는 감각기관에 대한 자극작용 없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영상 정도이다. 무슨 말인가. 감각기관에 대한 자극 없이 마음 속에 떠오르다니, 조작이 분명하다. 몸에 무슨 이상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 없이 이미지에 노출된다. 광고, 자연물, 다양한 인간, 책을 비롯해 우리 삶과 인생은 이미지의 축적이며, 연속이다. 알게 모르게 이미지는 우리의 의식을 자극하고, 때로는 고정된 이미지를 머릿속에 심는다.

흔히 말하는 편견과 고정관념도 지속적으로 누적된 이미지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말하면, 혹은 직업을 말하면, 거기에 맞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미지는 결국 그 사람에 대한 첫 번째 판단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이미지는 중요하다. 특히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가장 강력한, 때로는 가장 허술한 부분이기도 하다.

선거 현장을 돌다보니 많은 정치인을 만난다. 그들은 이미지 관리에 바쁘다. 가장 기본적인 옷, 헤어스타일 등 시각적인 부분에서 목소리, 행동거지까지 이미지를 만들고, 관리하기 바쁘다. 이미지는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쉽다. 한 번 무너진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정치인에게 있어서 이미지의 추락은 죽음에 가깝다.

베트남 전쟁을 끝낸 과감한 지도자에서 땀만 많이 흘리는 꾀죄죄한 노인으로 추락한 미국 닉슨 대통령의 전례도 있지 않은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가끔, 아니 자주 지속적으로 이미지에 속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바로 특정인과 그가 속한 집단의 '동일화'이다.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을 그 사람과 동일시해 생각하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착각이며, 속임수다.

선거는 이런 착각과 속임수를 가장 극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그것은 선거의 유전자마냥 끊임없이 진화하고 존재한다. 6·2 지방선거에서는 번호에 속지말자. 그 사람이 입은 점퍼 색깔에 현혹되지 말자. 이미지를 조작하는 사람에게 속지말자. 그 사람의 정책과 인물 됨됨이를 평가하자. 유권자에게는 높은 의식과 혜안이 있다. 진실과 거짓의 이미지 사이에서 굳건한 한 표를 행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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