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정치부 차장

심대평 의원이 자유선진당을 탈당한지 7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이런 저런 복잡한 속내가 있었겠지만 청와대가 자신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하는데 이회창 선진당 총재가 반대한 것이 탈당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심 의원은 지난해 8월 30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선진당에 변화가 있었다면 심대평이 이렇게 하는 것이 신의를 저버리고 배신하는 행위겠지만 창당 이래 변화는 없었다”며 “동료들을 뒤로 하고 떠나는 이유를 그들이 이제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후에도 선진당 밖에서 선진당의 ‘환골탈태’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선진당은 전국 정당의 발돋움에도 실패한데다, 충청을 대변하는 정당의 역할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심 의원의 주장이었다.

그는 탈당 이후에도 선진당에 대한 충고를 계속해 왔지만, 선진당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심 의원이 결국 ‘제 2의 정치 인생’을 준비하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이 그것이다.

선진당이 안 된다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진정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실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탈당한 지 3개월 여가 지나면서 신당에 대한 윤곽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심 의원의 정치 구상이 알려지면서 충청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선진당에선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대의명분 없는 적전분열 행위’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선 ‘심 의원의 개인 욕심’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심하게는 충청도의 고질적인 ‘밥그릇 싸움’이 또 시작됐다는 노골적인 비판도 나온다.

특히 세종시 논란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충청도의 민심을 둘로 쪼개는 일이라는 우려도 많다.

그럼에도 심 의원이 주도하는 가칭 국민중심연합의 창당대회가 오는 25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330㎡(100평) 규모의 당사도 마련했다고 한다.

국민중심연합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과연 어느 정당이 진정한 충청의 적자인지 심판 받겠다”며 선진당과의 한 판 승부를 선언한 상태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진 것처럼 보인다.

국민중심연합 출범이 선진당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동시에 한국 정치 역사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지는 아직 가늠하기에는 이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6·2 지방선거 이후 발생될 결과에 대해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나저나 요동치는 충청 정치 지형속에서 지방선거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걱정이다.

충청도 좁은 바닥에서 어디에 몸을 의탁해야 살아남을 지 고민일 테니 말이다. 이 역시 국민중심연합이 책임질 부분이다. 자칫 ‘이 당 저당 쫓아다닌다’는 낙인만 찍힌 정치 낭인들이 발생될 소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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