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룡

많은 한국인들이 특별이 집착을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아파트와 자동차도 그 중 하나이다. 한국사회에서 이 둘이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못해 보이면 무시 당하거나 성공하지 못한 축으로 분류되기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 아파트와 보다 나은 차에 집착하는지 모른다.

새 차나 중고차를 장만했을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은 다름 아닌 차량등록사업소다. 그런데 요즘 "대전에서 차를 바꾸는 것만큼 자동차를 등록하기도 힘들다"는 민원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차를 바꾸기에 등록하는데 4시간 이상이 걸릴까' 반신반의하며 취재를 해보니 원인은 정작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요가 많은 곳(유성분소)에 인력을 적게 배치해 많게는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고, 민원인들의 불만은 ‘험악한 표현’으로 번지고 있었다.

민원창구의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민원을 처리하는 공무원 역시 즐거울 리 없었을 것이다. 민원처리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늘면서, 활기를 띠는 것은 '등록대행업체'였다.

이들 업체들은 차량등록사업소에 상주하며 각종 등록업무를 대행해주는 대가로 건당 수수료를 받는데, 빠른 등록을 위해 미리부터 번호표를 끊는 것이 이들의 주된 업무라고 한다. 유성분소에서 많은 민원인들이 오랜 시간 기다리는 또 다른 이유.

일각에서는 차량등록사업소가 이들 등록업체들의 편리(?)를 봐준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대전시의 민원행정이 많이 개선됐다고들 한다.

하지만 아직 일부 민원창구에서는 이 말이 통용될 수 없을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가급적 줄여 민원인들이 그 시간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시민들의 행복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시차량등록사업소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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