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철호 편집부 차장

기업, 정치, 예술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리더들의 컬러는 여러가지이다. 만날 때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극히 조용하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달변가가 있는가 하면 보통사람보다 어눌해 보이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으로 느껴지는 힘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20세기 리더십이 고급정보와 인사권, 돈을 움켜쥔 기득권에서 나온 것이라면 21세기 리더십은 '웹 2.0의 정신'을 지닌 일반 대중이 리더에게서 발견하고 그를 따르며 그에게 주는 것, 다시 말해 수평적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20세기형 리더가 일 자체를 목적으로 해 앞에서 이끄는 관리자라면, 21세기형 리더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목적으로 해 뒤에서 밀어주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리더는 철학과 비전과 실행능력을 갖추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기업 등 모든 조직·단체에서든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대개 보아온 강압적인 리더십은 ‘지배’를 전제로 하고 두려움을 도구로 삼아 사람들의 순응 또는 복종을 이끌어낸다. 독불장군식 리더 또는 골목대장식 리더가 그들이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을 땐 외부의 조언을 더더욱 듣지 않고, 위협적인 행동으로 구성원들을 제압하려 한다. 그들은 협동심이 부족하여 혼자 행동하길 좋아하며 동료들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멀리한다. 스스로 아군을 적군으로 만들어 버리는 셈이다.

조직이 성공하려면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리더의 비전을 신뢰하는 구성원들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신뢰와 존경이 바탕이 된 지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추종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도력을 가진 사람의 영향력은 시공을 초월하고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다. 나 스스로가 변화함으로써 상대방이 따르도록 하는 힘 ‘팔로십(followship)’을 끌어내는 것이다.

'소통 부재'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낯선 단어가 아니다. 계층과 이념은 물론이고 세대, 지역간 갈등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를 생산적으로 조율해내고 통합적으로 이끌어줄 만한 리더십은 보이질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사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리더십은 구성원들을 자발적으로 변화시켜 따르게 하는 힘이다. 구성원들을 변화시키려면, 그래서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려면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그래야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마음을 알려면 통해야 한다. 소통하지 않고서는 민(民)을 알 수 없고, 민심도 알 수 없다. 결국 리더십은 소통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소통 없는 조직은 고인 물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썩게 되고 그리 오래 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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