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추산량보다 6배 많아
주민 “현대오일뱅크 은폐”
현대 “야간이라 못봤을뿐”

지난해 12월 21일 충남 서산시 대산항 현대오일뱅크 부두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당시 유출된 벙커C유가 당초 알려진 800~1000ℓ보다 훨씬 많은 5900ℓ인 것으로 드러났다.

태안해양경찰서는 사고를 낸 유조선 S호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0시40분께 현대오일뱅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기기조작 실수로 벙커C유 5900ℓ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해경은 이 유조선 선장 조모(65) 씨 등 선원 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벙커C유를 선적하는 과정에서 기름이 밸브를 통해 유출된 사실과 유출량이 당초 알려진 수준을 훨씬 넘어선 점을 확인했다.

해경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에 대해서도 안전관리 소홀과 관련한 과실을 확인,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벙커C유는 당초 800~1000ℓ로 알려졌으나 사고 현장에서 떨어진 당진군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주변에서도 기름띠가 발견되는 등 추가오염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름유출 규모가 훨씬 컸을 것이라는 주장이 지역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가 ‘사실을 은폐하고, 늑장 신고했다’는 의혹도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사고 발생 10시간 뒤 현대오일뱅크 측 직원에 의해 태안해경 등 관계기관에 신고·접수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측은 전날 야간에 사고가 일어나 사고 사실을 몰랐고, S호 선원들이 바다로 넘친 부분에 대해 통보하지 않고 출항 절차만 밟고 그대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사고 사실을 은폐하거나 늑장 신고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고 당시는 밤 11시께로 야간이어서 사고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 다음날 사고 확인 후 바로 해경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염된 기름은 현재 대부분 제거됐으며 어장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박계교 기자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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