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저부 강춘규 기자

삼성화재 플루팡스와 KT&G 아리엘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전충무체육관을 찾을 때마다 쓸쓸함이 와 닿는다. 긴장과 열기로 가득해야할 관중석은 한적함마저 맴돈다. 좌석을 절반도 못 채울 때가 태반이고 그나마 특정 팀의 단체응원단을 빼고 나면 수순한 관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전에 연고팀이 둘씩이나 있는데 너무 야박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프로배구가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2, 3위를 달리고 있는 LIG손해보험의 구미 박정희체육관과 현대캐피탈의 천안 유관순체육관은 경기 때마다 관중들로 북적인다. 이는 대전 시민들의 지역 연고팀에 대한 무관심을 방증하는 셈이다.

팀이 성적이 안 좋을 때 관중이 없는 것이 보통인데 삼성화재와 KT&G의 경우 그것도 아니다. 삼성화재는 전통강호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9연승의 파죽지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KT&G도 여자부 2위를 달리며 분전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삼성화재의 특급용병 가빈은 득점과 공격에서 단연 1위를 달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얼마 전에 세트성공 7000개를 달성한 최태웅도 스타기질이 충분하고 손재홍, 고희진의 공격도 일품이다. KT&G의 외국인 선수 몬타뇨는 공격과 득점부문 2, 3위를 달리고 있고 아줌마 선수 장소연도 노장의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전보다 더 편안해지고 쾌적해졌다. 충무체육관은 지난 10월 제90회 전국체육대회를 치르면서 리모델링했다. 삼성화재는 관중들을 위해 관람석도 개편했다. 특히 연인을 위한 커플석과 가족석 등을 마련해 매 경기마다 다과와 음료,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헬기타고 배구보러 가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충무체육관에 설치된 일루미네이션 앞에서 선수들과의 포토타임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팬들을 향한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고 적극적인가. 이런대로 관람석은 썰렁하다.

지하철 노선이 없어서, 교통편이 불편해서 못 간다는 말은 이제는 핑계다. 경기장 주변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환버스는 대전역 광장 정류장을 출발해 삼성사거리와 중앙로, 카톨릭회관을 거쳐 대흥사거리, 충무체육관으로 코스를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3~4회 운행되고 있다.

이제는 시민들이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의 무관심은 안 된다. 대전 시민들은 이미 프로구단들을 떠나보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들이 떠날 때마다 느끼는 공허함이란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볼 것이 없어지고 즐길 것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삶의 질도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구단도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관, 단체들과 연계해 팬을 확보해야 하고 잘 되고 있는 타 지역을 벤치마킹해 접목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관, 단체들도 '우리팀'이라는 인식을 갖고 홍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다른 지역도 하는데 왜 대전이라고 못하겠는가. 더구나 삼성화재와 KT&G라는 출중한 팀과 많은 스타플레이가 있지 않은가.

시민의 힘과 기관·단체의 힘과 구단의 힘으로 대전을 배구의 도시로 만드는 그날까지 파이팅!

문화레저부 강춘규 기자 chg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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