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김금식 옹 26~28일 금강산서 北동생 상봉

▲ 충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이산가족상봉단에 포함된 김금식 할아버지가 상봉날짜를 기다리며 달력을 바라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lsh77@cctoday.co.kr
“죽은 줄만 알았는데 지금까지 살아있어줘 고마울 뿐이지.”

57년 만에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를 통해 동생 김신식(72) 씨 를 만나는 형 김금식(79·충북 청원군 북이면·사진) 옹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동생이지만 살아있어줘 고맙다는 말부터 꺼냈다.

6남 1녀 중 셋째인 신식 씨가 행방불명된 것은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지난 1951년. 고향인 충북 청원군 북이면 석성리에서 내수중학교까지 통학을 하던 신식 씨는 전쟁 중 아무런 말 없이 집을 떠났다. 당시 국군으로 전쟁에 참전했던 금식 씨가 신식 씨의 소식을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그로부터 6~7년이 흐른 58년경. 한 장교가 집에 찾아와 동생의 행방이 묘연해 행방불명으로 처리됐다는 통보가 다였다.

어려운 살림에 동생을 찾을 시도조차 못했고, 김 옹의 부모도 셋째 아들이 사망한 줄로만 알고 20여 년 전 눈을 감았다.

금식 씨가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 동생을 만나게 된 것은 넷째 금수 씨가 혹시라도 살아있을지 모른다며 3년전 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신청을 하면서이다. 뜻밖에 신식 씨는 북한 함경도에 살고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김 옹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충북에 거주하는 6명의 이산가족 중 유일하게 혈육을 만나게 됐다.

김 옹은 “동생을 만나기까지 너무 오랜시간이 걸렸다”며 “헤어진지 오래됐고 동생이 어렸기 때문에 많은 것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살아 생전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옹은 이어 “한 번도 보지못한 조카도 보고 싶다”며 “어려운 살림이지만 동생에게 건네 줄 선물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옹은 홀로 금강산을 방문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동생 신식 씨를 만나게 된다. 충북도내에는 현재 2600여 명의 이산가족이 북측의 가족을 상봉하길 기다리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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