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수

‘요란한 대책, 숨죽인 시장’

2008 무자년(戊子年) 한 해 펼쳐진 지역 부동산시장의 모습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올 한해 지역 부동산시장은 성한 데가 한 곳도 없었다.

부동산 거래와 연계된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 주방가구 개보수업, 부동산중개업 등 관련 산업도 위기에 내몰렸다.

경제를 잘 안다는 현 정부는 6·11 지방미분양 대책, 8·21부동산활성화방안, 9·1세제개편, 9·19 주택종합공급대책, 9·23 종부세 개편 방안, 10·21 가계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구조조정 방안, 11·3 경제난국 극복 종합 대책까지 5개월간 무려 7차례의 굵직굵직한 건설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지역 부동산시장은 급매물만 쏟아질 뿐 수요가 붙질 않았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소리만 요란했을 뿐 정작 매도자와 매수자, 중개업자 등 부동산시장 관련 주체는 움직이질 않았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를 기대했던 부동산 업계와 수요자들은 또 다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는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것이 아니라 부동산 경기를 빨리 되살려야 한다는 다급함에 쫓겨 만든 배려 정책 탓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정부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세계경제 불황의 소용돌이 속에 묶인 ‘불가항력’에 가까운 것이라고. 그러나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돼 자칫 부동산발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때 보다 높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야 거래가 된다.

매수 세력이 사라진 지금 부동산시장을 살리려면 매수 세력을 유인할 대책이 절실하고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등록세도 낮춰야 한다.

시장에 불을 지피려면 찔끔찔끔 규제를 풀지 말고 전체적으로 과감하게 해야 한다. blu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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