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개통 목표 신설 추진… 지역 대학 ‘부기역명’ 관심
부기역명, 역 이름 옆 별도 괄호에 대학·기관명 적어 넣어
공주대·한기대 등 신청 준비… 홍보 효과 커 사활 거는 추세

수도권 전철 부성역 위치도 [천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권 전철 부성역 위치도 [천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의 7번째 수도권전철역인 (가칭) 부성역 신설의 설계 착수가 임박한 가운데 ‘부기역명’을 둘러싼 지역 대학들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시는 403억원(시비)을 들여 2027년 개통을 목표로 부성역 신설을 추진 중이다. 부성역은 220m 승강장을 갖춘 선상역사(선로 위에 세워지는 역)로 지어질 예정이다. 내년까지 ‘구조물 및 역사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한 뒤 2025년 착공, 27년 준공이 목표다.

시는 부성역 신설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천안 성성지구 일원에서 도시개발을 계획 중인 사업자들에게 부담케 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역사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천안시가 조성한 부성지구에 인접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성역 신설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곳들이 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대학들이다. 역사명에 붙을 ‘부기역명’에 자신들의 학교명을 넣기 위해서다. ‘부기역명’은 역 이름에 역세권 기관이나 대학·기관 등의 이름을 별도의 괄호 안에 적어 넣는 것을 말한다.

부기역명 사용은 공공기관 또는 대학과 병원, 관광 등의 다중이용시설, 지역 주민의 반대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기관 등이 신청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철도 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에 따르면 철도시설관리자는 사업용철도노선의 고시에 필요한 노선명 및 역명 제정 방안을 마련, 실시계획 승인·고시 예정일 2개월 전까지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제출한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중반 또는 하반기에는 부기역명을 포함한 역명 지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역에서는 부성역 인근의 공주대학교 천안캠퍼스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2캠퍼스, 사립대 1곳이 부기역명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학 입장에서는 매년 수천만원의 명칭 사용료를 내더라도 그에 따른 홍보 효과가 워낙 커 부기역명에 사활을 거는 추세다.

역명에 교명이 표기될 경우 인지도 상승으로 인한 학생 유치의 강점 외에도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성역이 들어설 지역 인근의 기관들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대학만으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2010년 아산역 부기역명을 놓고 선문대학교와 아산대학교 간에 벌어진 갈등이 천안에서 재연될 개연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한편 광역철도 관리자인 한국철도공사(이하 공사)는 매년 상하반기 광역철도 역명부기 사용기관을 공모하고 있다. 공사는 신청 서류를 바탕으로 해당 지자체의 의견수렴과 적정성 평가(정량평가)를 거쳐 역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역명을 최종 선정한다. 평가는 접근성(20점), 공공성(25점), 선호도(25점), 가격평가(30점) 등으로 구성된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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