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외 꽃피는 시인 등 60편 담아
자연친화적 세계·동화적 상상력 펼쳐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사연도 형상화
자연·생명 소중히 여긴 마음가짐이 바탕

[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숲에서 시인은 길을 놓는다 / 바람과 나무 사이 피는 꽃 찾아 / 시인은 꽃잎 헤치며 꽃술로 다가가 / 향기를 끌어올려 뿜어내게 한다’

세종시 출신 윤형근 시인이 32년만에 새 시집 ‘새를 날리며’(도서출판 천년의 시작)를 세상에 내놨다.

이번 시집에서 윤 시인은 표제작인 ‘새를 날리며’를 비롯 ‘꽃피는 시인’, ‘야상곡’, 장시 ‘밤으로의 순례’ 등 총 6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30년이 넘는 시대를 관통하면서 쓰인 작품으로 구성해 다양한 성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윤형근 시인의 시는 아름다운 서정과 자연친화적 세계, 동화적 상상력이 주를 이룬다.

윤 시인은 "시에서 모기 같은 아주 작은 곤충부터 풀꽃, 나무와 온갖 금수들까지 주연으로 등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서정적인 시편들과 함께 우의적인 이야기들로 형상화된 시도 볼 수 있다.

윤 시인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거나 지향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자연 속에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목소리는 물론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사연과 신의 계시까지도 작품 속에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해설을 맡은 송기섭 충남대 교수는 이번 시집을 " ‘나무’는 온갖 생명이 깃드는 세계이고, ‘꽃’은 그 생명들이 지닌 영혼이며, 그리고 ‘새’는 세계의 밤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꽃과 나무가 시인의 거주를 지탱하면서 감싸 안는다는 것, 이 자연 사물로 되돌려 세움으로써 시 지음은 촉발한다. 새의 노래, 즉 시 지음은 그렇게 자연 사물과 마주쳐 그들 사물의 형식에 거주하는 방식을 말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198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윤형근 시인은 시집 ‘사냥꾼의 노래’, ‘나는 신대륙을 발견했다’ 등을 펴냈다.

1986년부터 대전에서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했으며 지난해 퇴직 이후 다시 창작에 전념하기 시작해 생명력이 충만하게 넘치는 시세계를 펼쳐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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