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6.1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7일 차를 맞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천안시장 후보의 이름이 거리에서 사라졌다.

후보 이름과 정책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이 사라지고, 국민의힘 박상돈 시장 후보의 전과 기록이 담긴 비방 현수막이 내걸린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형태의 현수막은 이전 선거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후보 캠프에서 이번 선거의 전략을 ‘네거티브’로 잡은 것이라면 따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방법이 잘못됐다. 정책 발표는 없이 상대를 비방하기에만 열중하고 있어서다. 9대 1의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지난 3일 최종 후보로 결정된 이재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반환점을 돌 때까지 공약 관련 기자회견에 일절 나서지 않았다.

캠프에서도 공약 발표라고 볼만한 자료는 나온 게 없다. 선거란 후보들이 자신의 비전과 공약으로 유권자를 설득해 선택받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매번 선거마다 마련되는 기자회견장에는 후보들이 펼치고자 하는 정책 공약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공약 검증’이란 잣대 아래 기자들의 날 선 질문들이 오간다. 그런데 반드시 이뤄져야 할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 대결이 아닌 상대를 비방하고 깎아내리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답답할 따름이다. 가뜩이나 천안은 전국 최하위권 투표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지역이다.

누군가는 투표율이 낮아지는 건 ‘투표 효능감’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투표를 해도 보람을 느끼거나 만족감을 얻지 못한다는 의미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유권자가 불성실해서가 아니라, 정치권이 투표할 이유를 주지 못해서라는 주장에 근거한다.

지금 천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정치에서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은 ‘코로나 19’ 이후 펼쳐질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발전 방향을 찾을지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다. 과연 후보자 본인과 정책에 대한 홍보보다 ‘네거티브’가 중요한지 묻고 싶다.

이재관 후보는 지난 4일 후보 확정 입장문을 통해 “정치신인답게 정치싸움 하지 않고 정책으로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이라도 그때의 약속이 지켜지길 희망한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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