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경 하나은행 쌍용지점 VIP PB팀장

얼마 전 금융 광고에 나온 문구가 있다. ‘내가 돈은 없어도 운동화는 있지~.’ 금융 광고에 이 무슨 얘기일까? MZ 세대의 투자방식 리셀(resell)을 설명한 것이다. 기성세대에게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는 소유 자체였지만, MZ 세대에게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는 영구한 소유가 아니다. 더 이상 영구히 소유하지 않고 중고로 팔로 또 사는데 익숙한 세대이기에, 리셀(resell)은 소유와 투자가 결합된 의미로 받아 들여 진다.

리셀(resell)이란 무엇일까? 이는 한정판이나 명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를 뜻한다. 제품의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거래되는 상품은 의류와 운동화, 전자제품, 아이돌 굿즈 등을 비롯해 팬 사인회 대기 순서 등 무형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리셀 시장은 MZ 세대의 명품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더욱 성장하고 있어, 유통업계의 최상위인 백화점들도 리셀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이다.

리셀은 높은 수익률에 비해 투자금이 비교적 적고 시간과 정보만 있으면 누구든지 시도할 수 있는 등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리셀테크(리셀+재테크의 합성어)’로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의 ‘희소성’에 열광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수량이 한정돼 희소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소유욕은 그만큼 강해진다. 리셀테크를 위해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인 ‘리셀러’들은 백화점 앞에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희소성이 있는 상품들을 구입한 뒤 리셀 플랫폼이 제공하는 거래 체결 내역이나 입찰 현황을 보면서 시세를 예측해 고점 매도를 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셀테크와 중고 거래가 다른 점이 무엇일까? 이 두 가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희소성’에 있다. 더불어 시장의 주력 상품인 한정판이나 명품이 MZ 세대 소비자의 가치소비 트랜드임을 반영할 때, 2025년에는 리셀테크 시장 규모가 7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몇 년 사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넘겨 받은 뒤 검수를 하고 구매자에게 배송까지 하는 중개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경쟁도 뜨겁다.

그렇다면 이러한 ‘리셀테크’의 유의사항은 무엇일까? 리셀테크는 개인 간 거래가 중심이 되는 만큼 사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따라서 거래를 할 때는 상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거래 당사자의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판매하는 품목이 리셀테크가 가능한 품목인지도 잘 확인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공연, 영화, 전시회 티켓은 대부분 리셀테크가 불가능하다. 만약 웃돈을 올려 판매를 하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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