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청주교육원 팀장

2020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코로나’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규정한 코로나 위기는 백신 보급이 시작된 2021년부터 현재까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와같은 위기는 산업 지형의 변화를 초래해 이후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새로운 규범, 이른바 ‘뉴노멀’시대가 도래하며 변화에서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코로나 충격은 금융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코로나 이후의 금융소비 뉴노멀 현상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언택트 금융소비의 일상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접촉을 기피하면서 금융소비도 빠르게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금융앱 사용량이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2월부터 금융앱의 사용자와 사용시간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45세 이상 중장년층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중장년층도 디지털금융의 세계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상품 판매도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020년 5대 시중은행 중 4대 은행에서 예적금과 펀드 등의 금융상품 온라인 가입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증권사의 경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계좌 개설이 자산가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모집인 채널 의존도가 높은 카드와 보험의 경우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비대면 카드발급 비중이 40%수준까지 높아지면서 전업카드사 모집인수가 만명이하로 떨어졌고 보험의 경우도 자동차보험을 중심을 비대면채널과 대면채널의 성장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이다. 네이버, 카카오등 빅테크 기업은 간편결제부터 시작해 이미 은행업까지 진출한 상황인데 코로나 발생 이후 카카오페이 증권 설립, 네이버통장 CMA 계좌 출시, NF보험서비스 설립, 카카오의 디지털 보험사 설립 추진등 증권과 보험 영역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의 영향력은 빅테크 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핀테크 기업들도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는 코로나 확산 이후 큰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카드 결제금융 중 간편결제 비중은 2019년 1월 11.7%에서 2020년 9월에는 16.8%로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금융관련 정보 취득 방식에서도 금융사나 대면채널 의존도가 낮아지고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됐고, 2020년 주가상승과 함께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했다. 이들은 활자화된 증권사 리포트보다 유트브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투자 관련 유트브 채널들의 구독자수는 몇배씩 증가했고, 일부 유명채널들은 구독자수가 백만 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세 번째는 소비자가 직접 리스크를 관리하는 주도적 리스크 관리 확산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일상의 다양한 영역이 제한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은 남에게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분야에서도 금융회사에 의지하는 대신 직접 리스크를 관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 증가와 위험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확대다. 감염병으로 시작된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했다. 실제 운동 및 다이어트 관련 서적 판매가 재테크 관련 서적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건강관리 앱 사용시간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판매는 오히려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사후 보장 성격이 강한 보험사 상품에 의존하는 대신, 미리미리 건강을 챙기며 건강 리스크를 직접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