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K-water 수도기획처장

대한민국 면적의 약 16배인 160만㎢, 무게 약 8만t. 북태평양 한가운데 플라스틱과 비닐류로 만들어진 거대한 쓰레기 지대의 면적과 그 추정무게다. 1994년 찰스 무어라는 요트여행자에 의해 최초 발견된 이 쓰레기섬은 2011년 조사에서는 대한민국 면적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10여년 새 현재에 이르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50년 해양 속 플라스틱량이 해양 생물체의 총 무게를 넘어설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도 있다.

심각성이 다소 과장됐을 수 있으나, 오늘날 우리가 플라스틱에 중독된 사회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대량생산·소비에 적합한 플라스틱의 장점을 대체할 소재가 없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없는 삶은 현대문명이 주는 편리함의 포기와 같기에 이 중독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최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과 ESG 경영 도입이 확산되면서 자원순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야 한다는 다양한 논의도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K-water는 지난해 3월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가능한 물안전·물복지를 위한 물특화 ESG 경영’을 선포하고 물관리의 순환경제 구현을 적극 모색 중이며,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K-water가 생산하는 깨끗한 수돗물을 담은 플라스틱 병물의 재활용 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K-water는 비상식수용으로 상시 제공하는 수돗물 병입수의 플라스틱 발생량 저감을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경량화, 라벨 미부착 등을 실시 중으로 지난해에는 기존의 ‘생산-소비’의 선형구조에서 탈피한 ‘생산-소비-회수-재활용’의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고 새활용(Upcycling) 모델 실현을 시도했다.

새활용은 소비된 플라스틱을 폐기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K-water는 지난 여름 격오지 군부대 식수용으로 제공된 K-water 병물 37만병에 이 모델을 적용한 바 있다. 병물 플라스틱 전량을 수거해 폴리에스테르 칩 생산, 원사, 원단화를 거쳐 고품질의 가방, 담요, 의류를 생산했고 이를 취약계층 등에 무상제공했다. 또한 순환과정 전반을 전문 새싹기업(스타트업)과 협업해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의 가치를 함께 실현할 수 있었다.

금년에는 투명페트병 수거로봇 추가 비치,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수돗물 음수대 확대 등으로 생활 속 플라스틱 저감 실천여건을 지속 조성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수돗물 생산·공급과정의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성탄, 폐배터리 등 다양한 자원의 재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플라스틱 다이어트, 즉 재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용·분리배출의 주체인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지난 12월부터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단독주택까지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의무화가 시행된 만큼 국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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