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교육감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란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 출현, 돌파감염 등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대두되고 있는 개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일부 완화하면서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뜻한다. 당초 이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19)’로 말로 쓰였는데, 우리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자체의 정확한 정의가 없음에도 너무 포괄적이고 다양한 의미로 쓰여서 이 대신에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총 3단계로 추진될 예정이다.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이미 1차 개편이 진행 중이고, 12월 중순 80%까지 완료되었을 경우 2차 개편, 그리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1월 중하순경 3차 개편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방역으로 지친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생업시설 다중이용시설부터 시작한다. 대규모 행사와 사적 모임 순으로 완화하며 11월 1일부터 체제 전환 운영 기간 4주를 기본으로 해서,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한 평가 기간 2주를 탄력적으로 전환 추진할 예정이다. 예방접종 완료율, 의료체계 여력 및 중증환자, 사망자 발생, 유행규모 등이 안정적인지 판단하여 다음 차례 개편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사적모임은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제한하되 미접종자는 4명 이하로 제한 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면서 정부는 코로나19 위험도 평가를 하는데, 이 위험도 평가는 평가 주기를 기준으로 직전 주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주간을 모니터링한 ‘주간평가’와 지난 4주간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단계평가’로 나뉜다. 이러한 주간, 단계 평가와 별개로 유행위험도가 높은 상화에서는 별도로 ‘긴급평가’를 해 비상계획 실시 여부를 논의한다. 방대본과 중수본은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평가한다. 방역체계를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관리하려는 정부의 고민이 엿보인다.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도 위와 같이 촘촘하고 정밀하게 유행위험도를 따지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해 가지만, 최근에 코로나 확진자는 연일 3천명 대를 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애당초 계획했던 12월 중순경의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개편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주 보기드문 따뜻한 수능을 치르고 나서 학교현장의 긴장도 한 풀 꺽이고 있다.고3 수험생들은 수시 준비로 분주히 뛰어 다니고, 유치원부터서 모든 학년이 전면 매일 등교를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또 다시 코로나19 유행의 위험에 놓여있다. 이런 시기에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을 함께 책임져야 하는 교직원들은 더 힘이 들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도 친구들과 뛰어놀고 학부모님들도 주말은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야외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운 때이다. 교직원들도 한창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방역의 관리자이자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보호자로 이중고가 클 것이다. 결국엔 스스로가 좀 더 성숙한 판단과 행동을 통해 단계적 일상회복이 연착륙 될 수 있도록 매 순간 노력해야 할 일이 남았다.

어제는 24절기 중 스무 번째에 해당하는 소설(小雪)이었다. 지난주까지는 봄 날 같더니 이번 주에는 눈도 오고 날도 추워진다고 한다. 날씨만 아니다. 어느새 코 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에서 누리집을 가득 채운 뉴스들도 따뜻한 소식보다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더 날이 서 있고, 수출과 실업률, 소득증가 등과 관련된 거시적 경제지표는 좋을망정 서민들이 꿈꾸는 집값과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간다. 코로나19를 통해 삶의 방식이 갈라지고 멀어져 보니 얼마나 사람의 품과 웃음이 그리운 건지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던가.

단계적 일상회복이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거리두기를 완화를 통해 사람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성패는 방역 차원의 일상회복을 넘어서는, 이웃과 함께 서로 배려하고 보듬으며 나아가는 우리 마음의 일상회복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과 후 헤어지는 우리 아이들이 ‘내일 봐, 안녕’ 인사하며 학교와 친구들이 자신의 든든하고 소중한 터전과 존재임을 뿌듯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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