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병원 노동자 휴가 사용률
사립대 병원 0%·지방의료원 10%
인력 부족 원인… 충원 시급 목소리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지난 한 해 코로나19사태에 고질적인 인력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충청권 병원 내 노동자들의 휴가 사용률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적정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93개 지부(102개 의료기관)를 대상으로 보건의료 인력 운영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됐다.

조사에는 노조 조합원을 비롯해 상당수의 병원 직원들이 참여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조사 결과 대전지역 일부 사립대병원 조합원 등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0%로 집계됐고 민간중소병원은 4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충청권 내 지방의료원의 연차휴가 사용률도 10%에 불과했고 국립대병원은 32%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차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핵심원인으로는 휴가를 사용할 만큼의 인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로 인해 주휴일이나 법정공휴일 휴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의 한 사립대병원 노동자는 노조 측 자료를 통해 “365일 인력부족으로 법정공휴일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선 생리휴가 역시 전국 102개 의료기관 가운데 사용률이 0%이거나 10% 미만인 곳이 46곳(4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인력 부족이 주요 원인이었고 관리자 선에서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제도 자체가 무급이라 본인이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파악됐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산전후휴가,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상시적 결원 인력을 정규직으로 충원하는 모성정원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나 단체협약상 휴가와 휴일이 확보돼 있지만 실제로는 인력 부족으로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근본적으로 인력이 확충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일부 병원 측에선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 병원 관계자는 “지역 내 2개 대학병원의 조합원만 1000명을 넘어서는데 0%는 잘못된 수치로 보인다”며 “대부분 병원이 응답을 안하는 경우가 많아 낮아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