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모스크바보다 추웠다.

지난달 7일 ‘러시아 모스크보다 추웠다’는 자막과 함께 북극발 한파를 알리는 TV 뉴스가 보도됐다.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최강 한파와 폭설로 계량기 동파, 지하철 고장 등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또다시 흔들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더 빈번하게 강도를 높이며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세계적인 논의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시작돼 2005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거치면서 기후위기 대응책을 만들어 왔다. 지구평균기온 최대 상승폭을 산업화이전 2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2018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IPCC 총회에서는 온도 상승폭을 2도까지 허용하는 것은 결국 지구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뀐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최대한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상승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기후위기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인류가 겪었던 전쟁, 감염병 등과 같은 이전의 위기와는 그 결이 다르다. 2도 이상 온도가 상승할 경우 폭염과 한파 등 감당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에 지구 온도 상승을 이보다 0.5도 낮은 1.5도로 제한하면 생물다양성, 건강, 생계 등 위험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의 평균온도 1.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어떤 의미를 말하는 것일까?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순(純)배출량이 0이 되게 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배출된 탄소를 없애 남는 탄소가 0이 되는 것 그것이 탄소중립이다. 넷-제로(Net Zero)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2050 탄소중립은 2050년을 탄소순배출량 0이 되는 시간적인 목표로 삼은 것이다.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인만큼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12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4월 온라인 기후행동 실천선언, 7월 광역·기초지자체 2050 탄소중립 선언 동참, 10월 기후변화대응 열린포럼 개최와 12월 기후변화대응 추진단 회의 등을 개최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시민과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삶이 건강한 산소도시 대전 추진전략(안)'을 마련했고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화석연료 의존이 높고, 제조업 중심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기후위기는 이미 눈앞에 닥쳐있고 이에 대응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2050 탄소중립목표를 실현했다고 이전의 기후상태로 복귀한다는 것은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저지하는 마지노선일 뿐이다. 2050년의 상황은 지금을 사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

우리 모두, 더 늦기 전에 2050 탄소중립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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