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고용 등 지역도움 전망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배터리 생산 공장인 청주 오창공장도 LG화학에서 떨어져 나오게 됐다. LG화학 오창 공장의 분사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지방소득세 감소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수와 고용 등에서 지역 경제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분할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다음달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분사에 따라 지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LG는 SK하이닉스 이전 청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모태 역시 LG반도체 였다. 지금도 LG화학 오창공장은 지역 내 범 LG계열사들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이 지역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막대하다. 청주시에 따르면 LG화학이 청주시에 납부한 법인지방소득세는 △2016년 151억원 △2017년 126억원 △2018년 166억원 △2019년 147억원 △2020년 46억원이다. 올해를 제외하곤 꾸준히 100억원대 지방소득세를 납부하며 효자 역할을 했다. 또 LG화학 청주·오송·오창 공장의 종사자 수는 6694명으로 SK하이닉스에 이어 2번째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이 분사하면 오창공장이 별도의 법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창공장은 LG화학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2차 전지를 전량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 오창공장의 분사는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지방소득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국내 사업장은 총 19개다.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지방소득세는 통상 법인세의 10%로 지자체에 속한 사업장의 면적, 종사자 수에 따라 안분계산된다. 지금까지 LG화학의 주력 매출상품은 석유화학이었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타 상품에서 올린 영업이익을 수익성이 부족한 오창공장이 속한 청주시에 납부해 온 셈이다.

따라서 LG화학 오창공장이 독립하면 단기적으로는 지방소득세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LG화학이 세계1위 자동차배터리 생산업체임을 감안하면 LG화학 오창공장의 성장 가능성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본궤도에 오르면 LG화학의 1개 공장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에 있어서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지금까지 본사 차원에서 인력을 배치해왔다. 수도권 근무를 원했던 인력이 청주에 배치되면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화학 오창공장이 분사되면 채용 단계부터 청주 근무를 알고 지원하게 된다. 고용에 따라 청주로 전입을 오던지 지역인재의 선발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다만 LG화학 배터리사업 분사의 과실이 지역 경제계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북도와 청주시 등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사업본부장은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한 것은 계약물량만 150조원이 넘은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분사 확정에 따라 신규 투자가 이뤄질텐데 충북도와 청주시가 LG화학 배터리 부분의 생산설비 투자가 오창공장을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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