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능인구·취업자 많지만 역외소비율 높고 고용의 질↓
통근 많고 세계경기 민감한 탓…“고용 전망도 밝지 못한 편”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지역의 고용구조가 겉은 멀쩡해도 안에서는 곪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제조업 위주의 고용 구조는 수치 상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지만 수도권 인구 유입 비중이 큰 탓에 역외소비가 많고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위주로 발전이 제약됐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대전충남본부 ‘충남지역 고용변동의 특징과 시사점’(한은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이종찬 과장)에 따르면 충남지역 고용환경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제조업의 성장 둔화로 고용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2014~2016년 생산가능 인구는 역외 인력의 유입 등으로 전국 평균(1.0%)를 훨씬 넘는 연평균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지난해도 전국 평균(0.7%)보다 높은 증가율(1.3%)를 보였다. 취업자수 역시 연평균 2.4% 증가하며 전국에서 2~3번째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양적 수치가 아닌 질적측면에서는 2018년부터 임금근로자의 증가세(연평균 3.9%→1.1%)는 감소하고 비임금근로자(5.4%)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1인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의 영세소상공인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4.7%,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충남 취업자 수의 40.1%를 기여한 농림어업의 경우 36.3%가 무급가족종사자고 1인 자영업자는 44.9%에 이른다.

외형적으로 충남의 경기나 고용률은 유지·개선되고 있었으나 실상은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와 같은 충남지역의 저부가가치 산업 확대는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북부에 제조업 시설이 밀집되면서 직주불일치, 역외소비에 기인한 탓이 크다고 분석된다.

충남의 미흡한 정주여건 등으로 수도권 등에 생활권을 두고 통근통학하는 하는 경우(전체의 12.9%, 세종에 이어 전국 2위)가 많아 생산과 지출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소비금액이 지역 내 소비를 크게 상회(1.12배)해 세종(1.99배)에 이어 전국 두 번째 수준이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며 관련 산업들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전혀 안되고 있는 셈이다.

또 충남 고용의 불안한 요인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전자, 자동차, IT 등 5개 업종에 제조·수출업의 품목이 편중됐다는 점이다.

이들 5개 업종이 충남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의 61.4%, 고용의 55.8%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한은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이종찬 과장은 “충남지역의 제조업 수출의존도가 높아 고용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제조업과 고용이 동반성장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충남의 고용 전망 역시 밝지 못한 편”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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