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사인암 유원지서 물놀이객 4명 구조
"지역 위해 의미 있는 일 하고 싶어"…물놀이 안전관리 요원으로 활약

충북 단양의 한 유원지에서 한 달 사이 물놀이객 4명의 목숨을 구한 목사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단양읍 노동감리교회 오세훈(47) 목사로 그는 현재 사인암 유원지에서 안전관리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오세훈 목사.
오세훈 목사.

22일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2시 50분경 사인암 인명구조본부 앞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자매가 1.8m 깊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안전관리 요원으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오 목사는 상황을 목격하고 지체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오 목사는 5m가량 헤엄을 쳐가 동생과 언니를 차례로 구조했다.

그는 지난달 1일부터 2개월 간 사인암에 배치돼 물놀이객 안전관리를 맡고 있다.

오 목사의 활약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달 초와 지난달 말에서 물에 빠져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남자 대학생과 50대 중반의 여성을 구조했다.

사인암에선 9명이 돌아가며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데, 공교롭게 오 목사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실전 경험’ 했다고.

사인암 하천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많아 예전부터 물놀이 사고가 종종 발생해왔다.

때문에 단양군은 무료로 구명조끼를 빌려주고 안전요원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물놀이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허리춤 깊이 물에 들어갔다가 빠른 물살에 밀리거나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 목사는 "유독 제 근무시간에만 사람들이 빠져 놀랐다"며 "미자립 교회지만 단양에서 목회 활동을 한 지 20년째인데 지역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안전관리 요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초등학교 시절 3년간 수영 선수를 했다. 지난 4∼5월 단양군 일자리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레저스포츠 전문가 양성 과정에 참여해 인명구조, 응급처치, 산악안전지도 자격증과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정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교육 기간 하루 8∼9시간의 강도 높은 수영훈련이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 목사는 "레저스포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와 바로 신청했다"며 "구조한 당사자와 피서객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사람을 살리게 돼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겸손해했다.

단양=이상복 기자 cho22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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