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대표에게 듣는다]민주당 한화갑 대표

▲ [약력]▲1939년생 ▲목포고, 서울대 외교학과 졸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특보 ▲14, 15, 16, 17대 국회의원 ▲아시아-미국 정책포럼 아시아측 상임공동의장 ▲사단법인 한민족공동체발전협회 총재 ▲재단법인 한국기원 총재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

대담 = 김도훈 정치부장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행정도시 건설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때 내세운 공약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노 대통령의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차원에서 제시됐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대통령이 바뀌면 국민적 합의라는 난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과의 통합론'과 관련, 한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물러나자 측근 의원들이 대부분 정계를 떠나게 된 것처럼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소멸될 정당"이라면서 "없어질 정당과 우리가 왜 통합하느냐"고 불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 대표는 또 "심대평 충남지사를 만난 적도 없고, 만나자는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71년 대선 때 DJ도 대전을 행정수도로 하자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고, 그 당시 공약이었기 때문에 비록 민주당이 나눠졌지만 우리 공약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다. 다만 DJ의 공약과 노 대통령의 공약에는 차이가 있다. DJ는 휴전선과 서울이 가까워 전쟁발발시 하루 아침에 수도가 파괴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행정수도 이전 방안을 제시했고, 노 대통령은 '재미 좀 봤다'는 자신의 표현처럼 표를 얻기 위해 제시했다. 국가와 개인적 차원에서 각각 제시했다는 의미며, 따라서 설득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4800만명의 인구 중 수도권 2000만명, 영남권 1500만명이 반대하고 있다. 충청과 호남권 주민들 1300만명이 반대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 행정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 과반수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고 본다. 행정도시 건설에 반대하지 않지만, 대통령이 바뀌게 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국민적 합의라는 난제에 부딪힐 것으로 본다."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정당들은 전국정당을 표방하지만 표 몰아준 지역정서를 대변한다. 공공기관들이 영남에 안오는데 한나라당이 인심쓰겠나.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이 균형발전이면 제일 낙후된 전라도나 강원도로 많이 이전돼야 한다. 이전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모두 불만을 갖고 있다.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수도권에 놔둘 것은 두고, 보낼 것은 보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의사는 있는가.

"지방선거에서 호남 전역을 석권할 자신있다. 호남민심은 (열린우리당에서) 돌아섰다. 호남주민들이 노무현 당시 후보를 밀어준 것은 경상도 출신 후보자를 택해 동서화합을 이루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당선된 후 노 대통령은 호남주민들의 지지에 대해 고마움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지지해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호남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고, 또 정서적으로도 부합이 안된다. 지역주민들이 '끝까지 밀 필요없다'면서 열린우리당에 등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나의 대선출마 여부는 추후의 상황을 지켜본 뒤에 결정할 것이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혼한 부부가 다시 결합하는 게 처녀총각이 다시 결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표현했는데, 우리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있는가.

"이혼한 게 아니라 본가에 불지르고 살림 빼갖고 도망간 것이다. 민주당을 말살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 말에 따르면 부패한 지역정당, 비개혁정당과 다시 통합하자는 것인데 말이 되나. 한치 앞도 못보면서 국정을 어떻게 책임질지 걱정스럽다. 야당으로서의 전통과 뿌리가 있는 정당이고, 전라지역의 지지기반이 있다. 민주당은 소생한다. 반면 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소멸될 것이다. DJ 물러나니 측근 의원들이 모두 물러난 것과 마찬가지다. 없어질 정당과 우리가 왜 통합하는가."

-지난 총선에서 충청 표심이 열린우리당으로 쏠린 것을 어떻게 보는가.

"섭섭하나 현실이다. 당이 여당일 때 대전에서 50%를 이겼고, 충청 전체를 3등분했다. 정권 재창출 후 야당으로 전락한 뒤 지역 민심은 충청도냐 여당이냐로 돌아섰다. 그리고 충청도를 떠나 여당을 지지했다. 야당이 눈에 보이겠나."

-최근 충청투데이 자체 여론조사에서 충청지역에 '신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난 것을 어떻게 보나.

"자연스런 귀결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란 환경에 대해 평생 애착을 갖고 산다. 고향이 부족하더라도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을 바탕으로 출범한 게 과거 자민련이었다. 자민련이 몰락한 상황에서 '니가 우리 자식되서 우리 정서 대변하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당은 특정 계층을 대변해야 존속이 가능하다. 지역정서가 정당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지지기반이 있어야 클 수 있는 것이다."

-심대평 충남지사를 만나본 적은 있는가. 신당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악수를 한 적은 있으나, 평생 동안 심 지사와 대화를 한 적은 없다. 만나자는 연락도 없었다. 지방분권은 지방자치고, 이에 참여하는 것은 지역당이 할 일이다. 지방자치를 위해 출범한다는 것은 지역당에 머물겠다는 의미 밖에 안된다. 지방분권을 위하고 우리 정서를 대변할 정치조직을 중앙에서 육성하기 위해 한다는 취지로 신당이 출범해야 한다."

-민주당은 향후 경제 살리기에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정당은 실용노선을 택해야 한다. 구라파 이념정당들이 제3의 길을 택하는 게 실용주의 추세라는 것을 말해 준다. 국민들은 편안하고, 나라가 부강하기를 바라고 있다. 정책대결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벌기 경쟁사회다. 가진자 것 빼앗아 못가진 자에게 주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중산층 몰락,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양극화 심화로 연결되고 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게 하고, 가난한 자는 부자가 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의 당정 분리는 잘못된 것이다. 왜 당을 여당과 야당으로 나누는가. 여당은 대통령 업적으로 표달라고 하는 것이다. 여당은 국가 에너지를 집약해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당정분리를 하면 정책과 정당이 따로 따로 놀게 돼 책임정치를 할 수가 없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당정일치를 할 것이다."

-고 건 전 총리에 대한 입장은.

"고 건 전 총리의 민주당 입당은 당이 소생하는데 얼마나 플러스(도움)가 되느냐에 따라 결정해야 될 사항이다. 민주당이 고 전 총리에 맞추는 게 아니다. 당이 만약 대통령 후보가 없어 특정인을 쫓아다니면, 당세를 어떻게 유지하고, 누가 표주며, 당에 사람이 몰려들겠는가. 현재 어떤 정당도 대선 후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1등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도 없었다."

-북핵문제 해결방안이 있다면.

"미국과의 동맹을 주축으로 한·미·일 공조를 이루고, 러시아와 중국의 협조를 얻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 게 기본 골격이다. 그 속에서 남북협력을 촉진해 통일로 가야 한다."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줄기 세포 연구에 대해 당은 어떤 입장인가.

"미래를 예측하는 어떤 사람이 '앞으로 20%의 인구가 80%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을 했다. 황 교수 같은 분이 몇 명만 있으면 이 나라 국민 먹여 살릴 수 있다. 따라서 황 교수의 연구는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업이다. 국가적인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충청지역민에게 할 말이 있다면.

"충청주민들은 친여 성향이다. 이젠 확실하게 지지 대상을 선택해서 끈질기게 밀어주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 그래야 정치가 타협과 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주민들이 정치인을 부려야 한다."
?/정리=선태규·사진=전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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