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곳곳 특판행사 소비자들 선뜻 구매안해… “살충제 파동 아직 찜찜”
“계란 값이 떨어졌지만 선뜻 장바구니로 옮겨지지는 않네요.”
18일 오전 대전 중구에 위치한 한 마트. 채소류부터 육류, 가공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 할인 표시를 한 채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이 가운데 유난히 큰 글씨로 ‘500판 한정, 계란 1980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살충제 계란 사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당시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의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공분을 산 바 있다.
서구에 위치한 슈퍼마켓 상황도 마찬가지. 대란, 신선란, 건강란 등 품목에 상관없이 일제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가장 저렴한 계란은 29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곳 역시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한 고객은 특가에 판매하고 있는 계란의 겉 포장지에 적힌 성분표시를 읽어보다 이내 계란을 내려 놓았다.
전희정(37·여) 씨는 “아이 이유식에 들어갈 계란을 구매해야 하는데, 저렴한 행사 제품보다 비싸지만 청정으로 표시된 5000원짜리 계란 제품을 구매했다”며 “가격이 싼 제품은 찜찜한 마음이 들어 구매하기 꺼려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모습에 마트 점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재고는 쌓이고 있지만 상품은 팔리지 않는 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트 한 관계자는 “AI사태 때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살충제 계란 때는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점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계란 소비촉진을 위해 특가 행사를 하고 있지만 이는 이윤을 남기기보다 재고를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