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명·비명계 갈등 소강 국면 돌입
국힘 지지층 결집·혁신 제동 걸린 형상
이낙연 前 대표도 창당 일정 차질 생겨
“복잡한 정치 셈법보단 쾌유 기원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흉기 피습으로 치료중인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2024.1.3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흉기 피습으로 치료중인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2024.1.3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까지 ‘조심모드’에 들어가면서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시계’가 느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친명계와 비명계간 내홍이 사실상 강제로 ‘휴전’에 들어가면서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충돌시점이 다소간 미뤄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역시 이제 막 출범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역풍을 우려해 ‘입단속’에 나서면서 속도를 내려던 지지층 결집과 ‘혁신’에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일단 민주당은 ‘원칙과 상식’으로 대표되는 비명계 의원들과의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당 위기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던 비명계는 일단 공세를 멈춘 상태다.

당 대표가 흉기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집안싸움을 계속할 경우 정치 도의상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책임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극적으로 만남이 성사됐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탈당 및 신당 창당 명분을 쌓았던 이낙연 전 대표 측도 창당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 시사 등을 동력으로 연초 탈당 및 창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일정이 미뤄지는 양상이다.

각종 언론 인터뷰 등 공개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오던 이 전 대표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는 등 일정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 대표가 테러를 당한 위중한 상황에서 집안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비명계나 친명계 모두에게 좋지 않다"면서 "지금은 복잡한 정치 셈법 대신 다함께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고집했다간 지지층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면서 "공천 일정에 차질을 빚을만큼 길어지진 않겠지만 탈당과 신당 창당 일정이 미뤄지면서 전체적인 총선 시계가 느리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보다 상대적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국민의힘도 이 대표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야심차게 출발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한창 컨벤션 효과를 누려할 시점에 선명성을 강화시킬 ‘공격지점’이 당분간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풍을 우려해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의 입단속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과 각을 세우며 지지층을 결집시켜 당 혁신에 속도를 내려던 계산이 틀어지면서 셈범은 더 복잡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한 비대위원장은 계획된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 대표 피습 가해자의 당적 보유 논란 등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이준석 신당’ 등도 이 대표 피습이란 대형 이슈에 묻히면서 여권 재편 속도에 영향을 받을 경우 국민의힘도 작지만 관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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