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의대 증원 집단행동 예고에 불편한 심경 표출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전공의 단체가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실제 집단행동이 진행될 경우 진료에 차질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10시경 충북대학교병원에서 만난 A 씨는 음성에서 이 병원으로 원정진료를 왔다. 그는 15일 열릴 예정인 의사들의 궐기대회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A 씨는 "음성에 병원이 부족해서 진료를 받기 위해 청주까지 왔는데 파업을 한다면 우리 같은 원정진료 환자는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며 "의사들이 환자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들의 밥그릇만 지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또 다른 환자 B 씨는 오전 9시 진료 시작과 동시에 병원을 찾았지만 환자가 많아 4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지방에 의사가 적어 적정한 진료를 받기가 어려운데,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사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증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근심은 더욱 컸다.
최근 심장 수술을 한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C 씨는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아프거나 돌아가시면 누가 책임 질 것이냐"며 "의사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환자를 생각한다면 집단행동 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혈관조영실 앞에서 환자를 기다리고 있는 보호자 D 씨는 "의사들의 파업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의료계 파업을 강한 어조로 반대했다. 그는 "지금 남편이 심혈관 시술을 받고 있는데, 시술이 끝나고 회복기간 중에 의사가 부족하면 우리는 어떻게 하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협심증을 앓고 있는 환자 E 씨는 하루라도 심장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심장에 무리가 온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파업은 환자 모두에게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며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더라도 의사들은 환자를 그보다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돌보는 부모들도 전공의들의 단체행동 걱정은 마찬가지이다.
소아과 의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공백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오로지 환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에서다.
어린 두 아이와 병원을 방문한 F 씨는 "소아과 예약도 힘들게 잡았는데 의사들이 없다면 어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현재 충북의사회(이하 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16개 시·도 의사회의 15일 전국 동시다발 궐기대회에 동참하기로 하고 같은 날 오후 청주시 흥덕구 소재 국민의힘 충북도당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의료계 파업이 진행되면 역대 네 번째다. 첫 번째 파업은 지난 2000년이다.
당시 의료계는 정부의 의약분업 정책에 반발, 총파업을 진행했다. 2014년엔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계획에 대항해 두 번째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2020년엔 세 번째 총파업이 진행됐다. 당시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의료계가 총파업 등으로 정부에 맞섰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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