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어려웠다. 생각보다 많았고 또 다양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됐다. 그리고 실천한지 벌써 1년이 돼간다. 아기용품·화장품 등 많은 걸 바꿔야 했다. 일본 맥주는 세일해도 쳐다도 안 봤다. 입는 것도 달라져야 했다. 몰랐던 일본 의류제품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매장엔 발길을 끊게 됐다. 불매운동은 물건만이 아니었다. 좋아하던 일본 만화도 끊었다. 내 멋대로 완결을 냈다. 너무 아쉬웠지만 참아내며 실천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이젠 별로 불편한 게 없다.☞혼자
☞돈이 돈을 부른다. 그리고 돈이 집을 부른다. 집은 집을 부른다. 집은 다시 돈을 부른다. 무한 도돌이표다. 오죽하면 이런 소리도 있다. 월급쟁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부동산 아니면 로또뿐이란다. 얼마 전,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는 쇼킹했다. 어떤 사람이 대전 모 아트를 3억에 사서 7억에 팔았단다. 그 아파트는 원래 '미분양'이었다. 그랬던 아파트가 인생역전된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주민이 기피한다는 시설의 이전이 확정됐다. 그리고 혁신도시로 묶였다. 그 밖의 다른 호재를 먹고 자랐다. 가격이 자랐다. 그 사람은 앉아서
☞빗소리에 잠이 깬다. '하늘이 무너졌나' 하고 고개를 돌린다. 베란다엔 이미 손님이 있다. 두 살배기 아들 녀석이다. 제일 먼저 일어나 베란다에서 운치를 감상한다. 깼는데 울지도 않았다. 폼을 보아하니 영락없는 시인이다. 감성에 젖어 시를 쓸 것만 같다. '비 오는 날, 우유 한 팩… 우유가 아닌 감성에 취한다' 뭐 이런 거. 아들은 물을 좋아한다. 흙 웅덩이도 좋다고 첨벙거린다. 목욕을 끝내면 운다. 물을 쏟아놓고도 신나한다. 그래서인지 비도 좋은가 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물이 하늘에서 쏟아지니 얼마나 좋으랴. 비가 오면 놀이터
☞몇 년 전, 한 선배가 마시라며 페트병을 건넸다. 생수인 줄 알고 아무 의심 없이 마셨더니 '먹는' 수돗물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뿜을뻔했다. 내 당혹감을 눈치챘는지 선배는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다. “정부 인증 어쩌고저쩌고~”. 또 본인은 이미 두통 째며, 어제도 마셨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듣고 나니 조금 안심이 됐었다. 생각해보니 난 이미 많은 양의 수돗물을 마셨었다. 초등학생 때, 운동장서 놀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수돗물을 마시지 않았던가. 뭐, 어렸을 때 이야기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난주에 두 명사가 하루 사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이다. 박원순 시장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쳐 최장수 서울시장(3선)이 됐다. 그가 남긴 족적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렸다. 백선엽 장군도 마찬가지다. 백선엽 장군은 국군 역사상 최초의 4성 장군이자 6·25 전쟁 영웅이다. 좋은 단면만 보자면 그렇다. 하지만 죽음이란 게 아이러니하다. 그 사람의 일대기를 다 살펴보게 된다.☞박원순 시장의 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이었다. 그는 스스로 생
☞초등학생 시절, 유행했던 말이 있다. 바로 ‘왕따’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따(따돌림)’가 붙는 말들은 다 유행이었다. ‘은따(은근히 따돌림)’, ‘반따(반에서 따돌림)’, 나아가 ‘전따(전교생 따돌림)’까지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대개 그렇듯, 그 말들은 그저 놀림의 수단일 뿐이었다. 큰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나오곤 했다. “너 왕따”-“그럼 넌 전따” 이런 식의 레퍼토리였다. 그리고 그때는 한 명씩 돌아가며 따돌림을 당했다. 인기 많은 누군가 왕따라 지명하면 왕따가 됐다.
☞아침을 진동으로 시작한다. 재난문자다. 내가 사는 대전이 위태롭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확진자가 나온다. 잠잠해지나 했더니 다시 시작됐다. 그런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처음엔 놀라던 가슴이 이젠 덤덤하다. 자꾸 무뎌진다. 확진자가 추가돼도 놀랍지 않다. 그래서 더 무섭다. 익숙해지면 안 될 일에 자꾸 익숙해지고 있다. 심각한 일에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누구에게나 '인생 노잼(NO재미, 재미없는)시기'가 온다고 한다. 난 그게 지금이다. 뭘 해도 즐겁지가 않다. 어떤 일이든 의욕이 없다. 긍정적이던 성격이 무기력하게 변했다.
☞북한 때문에 시끄럽다. 북한이 16일 개성에 있는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이 협박한 지 사흘 만이다. 또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의 다음날이다. 北 연락사무소엔 우리 세금이 180억여 원이 들어갔다. 그 많은 혈세가 김여정의 말 한마디로 잿더미가 됐다. 폭파하기 전까지 연락사무소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다. 2018년 9월 문을 열었다. 판문점 선언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먼저 평화를 깼다. 합의와 신뢰가 폭파됐다.☞북한은 연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북한은 '대남사업의 대적 사업 전환' 선언을
☞글에서 몇 번 언급했듯이 어릴 적부터 내 꿈은 기자였다. 달리기가 빠르고, 글을 좀 쓴다는 이유였다. 어찌어찌 꿈을 이뤄 기자로 9여 년을 살고 있다. 신문기자는 남들과 다른 생활패턴을 갖고 있다. 금·토요일에 쉬고 일요일엔 출근한다. 그리고 '불목'을 즐긴다. 그러다 보니 남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천덕꾸러기 취급도 받는다. 이와 반대로, 금요일 여행 메리트를 즐기기도 한다. 어찌 됐건 '업'으로 삼았고 '럽(Love)'하려고 노력 중이다.☞기자도 '직업병’이 있다. 오타를 참을 수 없다. 편집 기자라 더욱 예민하다. 오타를
☞우리에겐 '싸이'하면 떠오르는 존재가 있다. 월드스타 싸이보다 먼저 유명해진 존재다. 바로 '싸이월드'다. 30~40대는 모를 수가 없다. 싸이월드(이하 싸이)는 한때 SNS계 최강자였다. 심지어 페이스북, 인스타보다 선구자였다. 인터넷을 하면 싸이부터 켰다. 1일 1싸이는 기본이었다. 친구들과 ‘일촌’을 맺으며 교류했다. 파도타기로 지인들을 찾기도 했다. 싸이 안 미니홈피엔 일기를 썼다. 사진도 올렸다. 그러다 보니 어마어마한 추억이 쌓였다.☞미니홈피 세상에선 ‘도토리’면 됐다. 돈으로 도토리를 바꿔 모든 걸 살 수 있었다. 미
☞아들이 돌잡이 때 청진기를 잡았다. 도치맘인 난 “우리 아들, 의사 되겠네”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엄마가 그 소리를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유인즉슨, 의사가 돈은 잘 벌어도 일이 너무 고되다는 거다. 잘 쉬지도 못하니 결국 며느리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 기억 속 의사들은 그저 멋지고, 똑똑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깨졌다. 나는 밝은 면만을 봤던 거다. 코로나 사태에 의료진들이 너무 고생이다. 그리곤 요새 드라마를 보며 "의사는 아무나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이 의사를 (
☞위안부 할머니 입에서 시작됐다.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할머니는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이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라고 폭로했다. 그리고 칼끝은 윤미향을 향했다. 할머니는 “윤미향 정의연 前 대표가 국회의원을 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윤미향은 현재 당선인(민주·비례) 신분이다. 이 할머니의 발언으로 모든 것이 의문스러워졌다. 믿음은 의혹으로 바뀌었다.☞정의연·윤미향을 향한 의혹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까도 까도 자꾸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다. 이제 끝에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방심'은 곧 ‘근심’이 됐다. 겪었음에도 너무 안일했다. 코로나가 다시 번지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와중에 말이다. 화가 나는 건 이게 '무개념'에서 비롯됐단 거다. 이번 재확산은 황금연휴,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됐다. 그땐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기 전인데도 말이다.☞5월 황금연휴에 고삐가 풀렸다. 사람들은 '감금 연휴'를 못 견뎌했다. 여기저기 나갔다. 심지어 제주도엔 19만 명이 다녀갔다. 여행지는
☞막장 드라마는 항상 핫하다. 몰입감이 뛰어나다. 욕하면서 다 보게 된다. 그리고 최고의 안줏거리다. 어딜 가나 그 이야기뿐이다. 그만큼 인기 있다. 요즘은 '부부의 세계'가 그런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부부의 연이 배신(불륜)으로 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은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다. 김희애·박해준·한소희가 주연이다. 다들 연기를 엄청 잘한다. 그래서 자꾸 현실처럼 느껴진다. 열받아서 부들거리다 보면 끝나있다. 참 중독성 짙은 드라마다.☞부부의 세계는 사랑의 ‘변질’을 담고 있다. 지선우(김희애)-이태오(
☞투표소에 가면 별 생각이 다 든다. 특히 이번엔 더했다. 온도를 재고 장갑을 끼니 전쟁터에 나온 기분이었다. 기표소는 늘 낯설다. 작은 독방에 갇혀 철저히 홀로 선택해야 한다. 길고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보니 더 심난했다. 누굴 뽑을지 마음을 정하고 왔는데도 망설여졌다. 결국 ‘찍고’ 나니 괜히 의구심이 밀려온다. 그래도 낙장불입이다. 나중에 이야길 들으니 아빤 나보다 더했다. 엄마에게 어떤 후보를 열심히 추천해놓곤 아빤 정작 다른 사람을 뽑았단다. 그렇듯 기표소는 참 ‘기묘한’ 곳이다.☞4년 만에 총선을 치렀다. 국민은 민주당
☞카톡만큼이나 사랑한 앱이 있다. 바로 '배달의 민족'이다. 뭘 먹을지 고민할 땐 딱이었다. 주변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알기 쉬웠다. 다양한 메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떡볶이, 치킨, 피자, 짜장면, 회, 해물찜 등 없는 게 없었다. 후기도 있어 선택 장애에 도움도 줬다. 그래서 자주 이용했다. 출출할 때면 내 손은 배민을 켰다. 코로나가 터지곤 더 가까워졌다. 외식 대신 선택했다. 그런데 이젠 그러지 못할 거 같다. 배신당한 기분이다.☞배민은 이달 광고 수수료 정책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다. 일단
☞자연엔 섭리가 있다. 당연하듯이 그렇게 흘러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봄이 오면 꽃이 핀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인생사는 다르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금은 더 모르겠다. 겨울 같은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끝나더라도 그 후유증 탓에 봄이 올는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우리 마음에 언제쯤 꽃이 필는지도 모른다. 모든 게 어렵다. 누군가는 인생이 알 수 없어 재밌다 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좀 알고 싶다. 코로나에 우리는 무너졌고 무뎌졌다. 일상을 잃었고 늘 비상이다. 익숙함 대신 낯선 것을 선택해야 될
☞현실이 더 잔인하다 했던가. 드라마·영화도 이 정도는 아닐 거다. 기사를 보니 치가 떨린다. 이런 악마들과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게 통탄스럽다. 알면 알수록 분노가 차오른다. 피해자가 되어 악몽도 꾼다. 바로 ‘n번방’의 이야기다. 이 방 속의 악마들은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를 일으켰다. 거기엔 미성년자들도 있었다. 악마들은 피해자를 ‘노예’라 불렀다. 그곳은 지옥이었다.☞악마의 방은 여러 형태로 존재했다. 처음엔 1~8번 방이 있다 사라졌다. 그러다 다른 방들이 생겨났다. 그중 가장 유명했던 건 '박사'
☞다 잘했다곤 할 수 없다. 처음 겪은 터라 미흡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를 보니 그나마 우수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 이야기다. 물론 안타까운 사망자도 많다. 하지만 더 많은 위험을 막아냈다. 침착하고 신속했다. 조금 이른 평가지만 잘했다. 해외도 칭찬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한국을 향해 문은 닫지만 엄지는 치켜든다. 정부에게 이 모든 공을 돌리기엔 조금 망설여진다. 나라보단 국민을 칭찬하고 싶다. 위기에 강한 국민이기에 가능했다. 국민들이 멋있다.☞우리나라는 좀 빨랐다
☞얼마 전, 흥행했던 드라마가 있다. 현빈·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다. 이 드라마는 재벌 상속녀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하며 시작한다. 당연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보다 더 비현실적인 설정이 있다. 현빈이 '북한 군인'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이제껏 뉴스에서 봐오던 인민군과는 '많이' 다르다. 너무 잘생겼고, 너무 매력적이다. 얼굴을 까맣게 태웠는데도 멋있다. 북한에 실존하긴 어려울 거 같다. 그래서 '드라마'다. 뉴스가 아니고 드라마다.☞현빈이 잘못했다. 쓸데없이 멋져서 잘못된 환상을 심어줬다. 그가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