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만큼이나 사랑한 앱이 있다. 바로 '배달의 민족'이다. 뭘 먹을지 고민할 땐 딱이었다. 주변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알기 쉬웠다. 다양한 메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떡볶이, 치킨, 피자, 짜장면, 회, 해물찜 등 없는 게 없었다. 후기도 있어 선택 장애에 도움도 줬다. 그래서 자주 이용했다. 출출할 때면 내 손은 배민을 켰다. 코로나가 터지곤 더 가까워졌다. 외식 대신 선택했다. 그런데 이젠 그러지 못할 거 같다. 배신당한 기분이다.

☞배민은 이달 광고 수수료 정책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다. 일단 앱 상단 노출 서비스 오픈 리스트가 '오픈 서비스'로 바뀐다. 그러면서 중개 수수료(6.8%→5.8%)를 인하한다. 또 과도한 깃발 꽂기로 논란이 된 울트라콜(월 8만 8000원)을 3건으로 제한한다. 이렇게만 보면 ‘착한 개편’ 같지만 함정이 있다. 지금은 오픈리스트 3곳 밑에 울트라콜 업소가 노출된다. 하지만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면서 업소를 3곳이 아닌 무제한 배치한다. 울트라콜은 거기에 쭉 밀려 아래로 간다. 따라서 업소들은 울트라콜 대신 오픈 서비스를 가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아니면 선택받기 어렵다. 고객들이 화면 맨 밑까지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점업체 14만여 곳 중 10만 곳이 오픈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 업소들은 주문 1건마다 주문액 5.8%를 떼주게 된다. 부가세도 붙어 사실상 6.38%를 내준다. 이 부담은 업주에 이어 결국 소비자에게 오게 돼있다.

☞배달의 민족은 ‘우리 민족’이 아니다. 배민은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에 매각됐다. 따라서 국내 배달 앱 1~3위인 배달의 민족·요기요·배달통이 한 회사가 됐다. 배달앱 독과점 형태가 된 셈이다. 국민은 처음 이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애국 마케팅'을 펼치던 배민이 배신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배민은 항상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외쳤었다. 하지만 이젠 우리 민족이 아닌 '게르만족'이 됐다. 또 몸집이 거대해져 횡포를 부릴까 우려했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 됐다. 인수·합병 승인이 나기도 전인데 말이다. 그것도 코로나로 힘든 이 시국에 말이다.

☞배민은 ‘불매’를 맞았다. 업주·소비자들은 탈퇴 인증을 하기 시작했다. 전화 주문을 독려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배민을 꾸짖었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배민을 향해 “독과점의 횡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불매운동도 독려했다. 대책으로 공공배달앱 개발도 내놨다. 이 덕인지 이 지사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배민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새 요금 체계의 틀은 유지하되’라는 조건이 붙었다. 배민은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이젠 배민에게 되물을 차례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우린 근성의 민족이다. 불매는 정~말 오래갈지 모른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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