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같은 그들

▲ 조주빈. 연합뉴스

☞현실이 더 잔인하다 했던가. 드라마·영화도 이 정도는 아닐 거다. 기사를 보니 치가 떨린다. 이런 악마들과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게 통탄스럽다. 알면 알수록 분노가 차오른다. 피해자가 되어 악몽도 꾼다. 바로 ‘n번방’의 이야기다. 이 방 속의 악마들은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를 일으켰다. 거기엔 미성년자들도 있었다. 악마들은 피해자를 ‘노예’라 불렀다. 그곳은 지옥이었다.

☞악마의 방은 여러 형태로 존재했다. 처음엔 1~8번 방이 있다 사라졌다. 그러다 다른 방들이 생겨났다. 그중 가장 유명했던 건 '박사' 조주빈이 운영하던 '박사방'이었다. 조 씨는 여러 방을 운영했는데 그중 하나는 요새와도 같았다. 모든 게 철저했고 아무나 갈 수 없었다. 그 방은 보통 150만 원을 내야 입장 가능했다. 그것도 '가상화폐'를 통해서였다. 철옹성이라 생각했던가. 영원히 알려지지 않을 줄 알았나. 그래서인지 더 악랄했다. 아이들을 성도구로 사용했다. 아이들의 신체엔 노예·박사라고 낙인을 새기게 했다. 엽기적인 사진·영상도 찍게 했다. 박사는 지옥에서 군림했다. 지옥의 왕이었다.

☞신상 공개된 조주빈은 평범했다. 평범해 더 무서웠다. 조씨는 25세 평범한 청년의 탈을 쓴 악마였다. 조씨는 한 대학 학보사 국장으로도 활동했다. 학교 성폭력을 예방하자는 글도 썼다. 봉사단체 속 팀장도 맡았다. 3년간 50번 넘게 자원봉사를 했다. 그래서 그가 악마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조주빈뿐만이 아니다. 이런식의 쓰레기 같은 방들은 수도 없이 생기고 사라졌다. 그 방 중 유명 운영자는 갓갓, 와치맨, 켈리 등이 있었다. 가해자들은 잔인했다. 피해자들을 꾀어낸 수법도 교묘했다. 타깃은 사적인 콘텐츠를 트위터에 올린 아이들이었다. 악마들은 아이들의 미숙함을 이용했다. 경찰인 척 사칭했다. 신상정보를 들이밀며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박사가 아니라 독사들이었다. 악마들은 아이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 강간도 했다. 아이들은 어려서·몰라서 그렇게 짓밟혔다.

☞가해자는 너무 많다. 주도한 사람도, 본 사람도 모두 가해자다. 다 합치면 26만명에 이른다. 그들은 어떤 방에선 지인 사진에 알몸을 합성해 올리기도 했다. 아내·친구·동료가 그 대상이 됐다. 익명의 뒤에 숨어 더러운 짓거리를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일상에선 우리와 어울렸다. 그들은 지금도 반성이 없다.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린다. "야동 좀 본 것 가지고 왜 그러냐" 반문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밝혀져야 한다. 인간이 아닌데 인권이 있을 리가 없다. 강력 처벌 해야 한다. n번방이 또 생겨선 안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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