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재팬'(NO JAPAN)관련 팻말. 연합뉴스 자료사진

☞처음엔 어려웠다. 생각보다 많았고 또 다양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됐다. 그리고 실천한지 벌써 1년이 돼간다. 아기용품·화장품 등 많은 걸 바꿔야 했다. 일본 맥주는 세일해도 쳐다도 안 봤다. 입는 것도 달라져야 했다. 몰랐던 일본 의류제품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매장엔 발길을 끊게 됐다. 불매운동은 물건만이 아니었다. 좋아하던 일본 만화도 끊었다. 내 멋대로 완결을 냈다. 너무 아쉬웠지만 참아내며 실천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이젠 별로 불편한 게 없다.

☞혼자 한 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하다가 멈췄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시작조차 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7월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관세청 자료)은 1년 전보다 23.4% 감소했다. 특히 맥주·담배·승용차 수입이 급감했다. 코바코 조사 결과도 의미가 있다. 현재 불매에 동참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5%였다. 또 69%는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더 힘이 난다.

☞씁쓸한 현상도 있었다. 일본 닌텐도 게임 '모여라 동물의 숲'은 한때 열풍이었다. 연이은 품절사태는 물론 웃돈을 얹은 중고거래도 성행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줄을 서기도 했다. 여기엔 코로나도 한몫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게임이 더 팔렸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이 같은 현상을 비꼬기도 했다. 선택적 불매냐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뭘 하든 개인의 자유지만 웃지 못할 상황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다. 규제는 누군가의 발전이 됐다. 타격이 컸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는 끊임없이 성장했다. 국산화에 힘쓴 만큼 잘 버텨냈다. 불매운동을 비웃던 유니클로는 많은 매장을 정리해야만 했다. 대신에 국산 의류제품은 가성비를 인정받았다. 한국 맥주의 참맛을 알았다는 사람들도 늘었다. 일제 불매운동이 신토불이 운동이 됐다. 좋은 변화였다. 광복절이 다가온다. 조금은 뿌듯해해도 되지 않을까.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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