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부부의 세계'. tvn제공

☞막장 드라마는 항상 핫하다. 몰입감이 뛰어나다. 욕하면서 다 보게 된다. 그리고 최고의 안줏거리다. 어딜 가나 그 이야기뿐이다. 그만큼 인기 있다. 요즘은 '부부의 세계'가 그런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부부의 연이 배신(불륜)으로 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은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다. 김희애·박해준·한소희가 주연이다. 다들 연기를 엄청 잘한다. 그래서 자꾸 현실처럼 느껴진다. 열받아서 부들거리다 보면 끝나있다. 참 중독성 짙은 드라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의 ‘변질’을 담고 있다. 지선우(김희애)-이태오(박해준)는 최고의 잉꼬부부였다. 물론 로맨스도 있었다. 결혼 생활도 행복했다. 토끼 같은 아들도 낳았다. 서로를 존중했고 배려했다. 하지만 이 행복이 깨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남편인 이태오가 여다경과 불륜을 저지르면서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내인 지선우가 이를 ‘알게 되면서’다. 아내들이 남편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람을 피우지 말던가, 걸리지 말던가” 그렇다. 알게 된 순간, 과거로 못 돌아간다.

☞부부의 세계는 사람의 '배신'도 담고 있다. 그 속의 친구·동료들은 이득에 따라 배신을 밥 먹듯이 한다. 하지만, 그것보단 부부의 배신이 주내용이다. 부부는 처음엔 분명 사랑으로 산다. 그게 쭉 가면 좋은데, 참 어렵다. 물론, 최수종-하희라처럼 계속 달콤하게 사는 부부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건 전 세계 1% 정도 밖에 안된다. 그렇게 지나다 보면 사랑은 '의리'가 된다. 특히 아이를 키우다 보면 더 그렇다. 육아전쟁 속 전우애가 싹 튼다. 그것도 아니라면 "저 인간을 나 아니면 누가 데리고 살아"하는 동정 섞인 의리가 자리 잡는다. 그래서 부부 사이의 배신은 큰 상실감을 준다. 신뢰를 깨는 건 관계를 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스포주의)최근 편에선 이혼 후, 갈등을 빚던 지선우-이태오가 다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나왔다. 이태오는 심지어 ‘바람녀’ 여다경과 재혼을 한 상태다. 말하자면 역불륜이다. 과거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셈이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현실은 더하단 거다. 맞다. 헤어진 연인도 술과 감성 한 스푼이면 재회한다. 몇 년을 함께 산 부부라면, 붙기 더 쉬울 거다. 부부란 게 참 어렵다. 피는 안 섞였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다. 재산·시간은 물론 자식까지 공유한다. '둘이 싸울 땐' 전생의 원수임을 공감하지만, '제3자와 싸울 땐' 최고의 내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선 막장부부가 살고 있다. 일부는 간통죄를 부활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법 없인 안될까. 결혼할 때의 맹세는 어디 간 걸까. 오늘도 우리 동네 아저씨가 바람난 이야기를 건너 들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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