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엔 섭리가 있다. 당연하듯이 그렇게 흘러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봄이 오면 꽃이 핀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인생사는 다르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금은 더 모르겠다. 겨울 같은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끝나더라도 그 후유증 탓에 봄이 올는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우리 마음에 언제쯤 꽃이 필는지도 모른다. 모든 게 어렵다. 누군가는 인생이 알 수 없어 재밌다 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좀 알고 싶다. 코로나에 우리는 무너졌고 무뎌졌다. 일상을 잃었고 늘 비상이다. 익숙함 대신 낯선 것을 선택해야 될 때도 있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세 번의 연기 끝에 결정됐다. 의료계·학부모들의 우려도 한몫했다. 이와 맞물려 수능도 12월 3일로 연기됐다. 이로써 고3들은 사상 첫 겨울 수능을 치르게 됐다. 얼떨떨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는 여전히 활개치니 학교가 안전할 리 없다. 심지어 학교 내 방역물품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더 이상 미루기만 할 순 없었다. 학사 일정은 이미 꼬일 대로 꼬였다. 온라인 개학은 학교급, 학년별로 순차적 진행된다. 9일 고3·중3부터 시작이다. 언제 진짜 등교를 할 수 있을진 아무도 모른다.

☞정치계도 울상이다. 총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분위기를 낼 수 없다. 시국이 이래 선거운동조차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그저 시장·거리에서 얼굴도장 찍는 게 살 길이다. 정치인들의 행보는 거의 비슷하다. 공약 또한 데칼코마니다. 코로나를 핑계 삼아 개성을 잃었다. 공약 목록은 그저 지자체의 소원 리스트다. 일부면 이해하는데 그게 다다. 불편한 건 또 있다. 겉으론 '위기 극복'·'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지만 다들 속내는 똑같다는 거다. 그들은 서민에게 관심 있는 '척'만 한다. 걱정하는 '표'만 낸다. '표'를 위해서다. 위성정당을 보면 안다. 그저 '의석 수 욕심' 뿐이다. 그래서 밉상이다.

☞코로나가 사람을 자꾸 화나게 만든다. 인내심이 자꾸 바닥을 친다. 지치니까 모든게 짜증난다. 쉼이 없어 더하다. 여행 계획은 다 취소됐다. 그 쉽던 꽃놀이조차 즐길 수 없다. 차 안에서 보는 벚꽃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엄마로서 걱정도 한 트럭이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냈다.연차·엄마 찬스도 한계였다. 물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님을 잘 안다. 힘든 사람이 너무나 많다. 확진자와 그 가족들, 자영업자들, 기업들… 모두가 그저 버틸 뿐이다. 요즘 평범한 게 제일 좋은 거란 말을 실감한다. 봄은 대체 언제 오나.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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