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지난 주말 어머니와 대청호 둘레 길을 드라이브했다. 대청호 둘레길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선물을 준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나부끼는 꽃잎의 춤사위가 아름답다. 화사한 벚꽃 터널 사이로 햇빛이 쏟아진다. 산과 들에 연둣빛 봄이 희망의 날개를 펼친다. 잠시 차를 멈추고 자연의 윤회를 바라본다. 어머니는 아홉 남매의 셋째 딸이다. 어머니는 내 기억에도 없는 지난 봄날을 대청호반에 자맥질하는 햇살로 꺼내놓는다. 어머니는 귀하게 자라셨다. 복이 많다 해 아호가 복만이다. 집안에 배나무가 많아 배나무 집 셋째 딸로 불리기도 했다. ...
[충청투데이] "어? 내 핸드백?" "잘 찾아봐" "분명 여기에 뒀는데..." "처가에 놓고 왔는지 모르니 전화해봐" "찾아봐도 없대" "그럼 혹시 집에?" "내가 치매야? 그것도 모르게." 추석연휴 장모님 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은 아내로부터 촉발된 사건이다. 이곳저곳 전화하고 집에 돌아와 확인한 결과 핸드백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서둘러 용암파출소에 신고를 하니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신고를 해야 한다"해서 가경지구대에 신고를 하고 다시 처가로 향했다. 딸은 휴대폰 위치 추적에 들어갔다. 딸에게서 전화가 왔...
[충청투데이] 무심천변 벚꽃이 만발하는 4월이 시작됐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 가장 멋진 벚꽃구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성질 급한 벚꽃나무 한그루는 봄기운을 참지 못하고 진작에 찬란한 꽃송이를 활짝 피우고 벌써 꽃잎을 다 떨궜다는 소식이 들린다. 요즘엔 일교차가 15℃ 이상 나는 날이 많다.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오후에는 볕이 좋아 야외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점심식사 후 무심천변을 걸으며 활짝 핀 벚꽃나무를 감상하는 일이 바쁜 일상에 작은 쉼이 된다. 벚꽃이 피고 지면 진달래, 철쭉, 배꽃이 필터이고 모든 산은 옅은 초록의...
[충청투데이] 은세계 도서관은 청주가경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다. 청주지역 어르신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한다. 가경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가활동을 돕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옛날부터 노인 부양의 책임을 가족과 자녀, 특히 장남에게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노인은 가족과 함께 동거하는 것을 전통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되면서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또한 의학의 발달과 보건위생의 개선 등으로 노인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
[충청투데이] 지난 일주일동안 충북도민은 아주 생경한 경험을 했다. 일주일째 뿌연 회색빛 하늘과 매일 오는 미세먼지 재난 문자… 시민들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2월 15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기획재정부 등 17개 중앙행정기관장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대한 법적근거가 확보되면서 비상조치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등 강제수단을 확보했다. 국회에서도 ...
[충청투데이]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여성 섬유노동자 1만 5000여명이 모였다. 광장에 모인 여성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성적 괴롭힘, 남성에 비해 불공평한 대우 등 노동조건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했다. 여성노동자들의 구호는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였다. 빵은 굶주림에서 벗어날 생존권을 의미하고, 장미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했다. '빵과 장미'는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생존의 문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위한 것임을 말하는 시적 구호였다. 그 당시 미국은 자본주의 초기였고 여성인...
[충청투데이] 연초록 햇살이 찬바람에 몸살을 앓는 3월이다. 망막박리 수술로 한 달여 엎드려 생활했다.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몸무게가 늘어나니 혈압 수치도 높아졌다. 수염이 더부룩한 거울 속 사내를 한참 바라보면서 나 스스로 미안한 마음이다. 건강한 체질이라 생각하며 몸을 혹사했다. 그동안 건강에 자만했다. 아내가 체중 조절을 위해 우암산을 걷자며 앞장선다. 우암산에는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있지만 어떤 등산로를 택하든 길게 잡아 한두 시간 내외 코스다. 우수가 지났지만 아직은 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이 매섭다. 수...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남북의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정부는 한반도 新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했다. 목포에서 서울·신의주를 거쳐 중국을 잇고, 부산에서 강릉·나진을 지나 러시아를 이으며 서울과 강릉을 연결하는 H축 구상을 발표했다. H축은 북한 및 중국·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강화 및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발전 전략 틀이다. 이런 발전 전략틀 완성을 위해서는 남과 북의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북제재를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중국과 소련의 상호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 주민들의 간절한 평화의 염원이 담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삼국유사에는 신라 제48대 경문왕과 관련된 재미난 설화가 있다. 경문왕이 왕위에 오르자 갑자기 귀가 당나귀처럼 커졌는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경문왕과 두건을 만드는 기술자 한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경문왕은 세상 아무도 모르게 비밀을 지킬 것을 명했지만 두건을 만들던 기술자는 참지 못하고 대나무 숲 한 가운데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 그 뒤로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대나무 숲에는 온갖 말들이 넘쳐난다. 그 곳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부터 시작해...
[충청투데이] 도깨비는 상상의 존재다. 설화에 등장하는 도깨비들의 놀이판은 인간이 못다 한 소망과 참고 누를 수밖에 없는 욕망을 도깨비가 대신 채워주고 풀어주고 있다. 도깨비들은 때로는 성난 모습으로 해학적이고 유쾌한 모습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괴짜의 모습으로 우리 마음속에서 도깨비놀음을 하고 있다. 도깨비는 변화무쌍해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체가 될 수도 있고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큰 도깨비가 신년회를 소집했다. 문학을 공통분모로 우리는 가끔 아무런 계획 없이 도깨비놀음을 한다. 각자의 생활에서 억눌린 욕구가 폭발하면 산으로 들로 바다로 ...
[충청투데이]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ovelopment)'이 우리사회의 화두로 등장했다. 국가나 지자체의 신년 계획이나 구상에도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용어는 빠지지 않는다. 그럼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은 무엇일까? '지속가능(Sustainable)'이란 용어를 현대적 의미로 처음 사용한 것은 1972년 로마클럽의 지구환경 보고서였던 '성장의 한계'에서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지구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ovelopment) 용어는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1987...
[충청투데이]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는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됐고,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로 나이 쉰이 됐다.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아야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아직도 마음은 이십대 파릇파릇 청춘인 것 같은데 어느덧 50년을 살아왔다. 대학시절엔 노래패 노래마을의 '나이 서른에 우린'이나 김광석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