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장애인 아닌 사람이 있나요. 겉만 멀쩡하다고 해서 정상은 아니죠. 벌어서 먹는 법도 모르고, 부끄러운 것도 모르면 내적 장애인이에요.”대전역 앞 행려자 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김기철(81·사진) 옹은 매번 점심을 공짜로 해결하는 한 젊은이를 두고 보이...
“사실 저는 한 일이 없습니다. 사랑나눔회 회원들이 훌륭할 뿐입니다.”대전 동구 자양·가양동 일대를 주름잡는(?) 봉사단체 ‘사랑나눔회’의 김주석 회장(45·사진)은 ‘훌륭한 일을 한다’는 말에 연신 손사래를 쳤다. 2000년부터 ‘작은 사랑회’(현 사랑나눔회)를 이끌...
임소현(34·여·사진) 씨는 대전시 중구 문화동 ‘아침뜰’의 복지사다. 홀트아동복지회 산하 미혼모 쉼터인 ‘아침뜰’은 미혼 엄마들의 ‘친정’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 복지사들은 출산에서 산후조리까지 미혼 엄마가 아기와 만나는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 임 씨는 아침뜰의...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대전시 중구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은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8년째 무료 안마 자원봉사를 펼치는 김광호(46·서구 월평동) 안마사가 방문하는 날이...
“소리를 내고 화음을 이루는 순간, 우리는 그 시절 ‘청춘’이 됩니다.”‘노년의 행복’은 한국 사회에서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선 평균 연령 75세 서구노인복지관 ‘젤라합창단’의 하모니는 조금 더 아름답다. ‘제일 낫다’는 말을 줄여 이름 붙...
“퇴직하는 순간까지 공부해야 하는 것은 경찰에 들어온 이상 제 사명 중 하나입니다.”55세의 적지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와 관련된 법전과 판례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경찰관이 있다. 알아야만 최적의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철칙아래 오늘도 쉼없이 현장을 누비는 대전...
“여보게, 이 씨, 내 머리 좀 부탁혀.” 대전 대덕구 충진교통 차고지 한 편에는 간이 이발소가 있다. 버스운전기사 이영관(45) 씨는 이곳에서 틈틈이 동료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있다. 충진교통 사장님도 그의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이발비는 누구에게나 무료다. 운전대를 잡...
어린 시절 전쟁통에 아버지를 잃고 고된 유년기를 겪은 한 소년이 있었다. 60여년 후 그 소년은 사업가로 성공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나눔장학회를 만들어 6년째 운영중이다.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서 나눔의 삶을 살고 있는 김익중 회장(69)은 6...
"21세기 교육의 비전은 아이들의 꿈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두고 수준별 눈높이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3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직 후에도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하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최무전(70·사...
'또로로록' 분청다기(茶器)에 연녹색 찻물이 떨어진다. 8월의 짙은 녹음 만큼 절정에 달한 더위도 아랑곳없이 한 방울, 한 방울 천천히 잔을 채운다. 지희순(64) 백제차전통예절연구회장은 차(茶)에 마시는 사람의 마음까지 담는다. 정성스레 찻잎을 넣고 찻물을 우려내...
“아직도 한글은 어려워요. 하지만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있다는 것만 생각하면 무척 행복합니다.”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온 까사이 유끼꼬(40·여·대전시 동구 판암동) 씨는 일반인들도 힘들어하는 글쓰기를 통해 수년째 마을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1997년 겨울...
햇살이 유독 눈 부시던 어느 7월의 아침. 대전 중구 중촌동의 마을도서관 ‘짜장’에서 만난 민양운(51·여) 씨는 참 씩씩했다. 그녀는 ‘풀뿌리여성마을숲’의 대표다. 풀뿌리여성마을숲은 중촌동 엄마들이 모여 함께 소통하고, 배우고, 나누고, 사는 ‘마을공동체’다. 중촌동...
“음료수 캔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을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한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쓰레기를 버린다니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하천에 어떻게 그럴 수 있죠.”푸른 눈의 외국인은 버려진 깡통 하나를 집어 들어 쓰레기봉투에 넣었다.패트릭 마일스(Patrick Miles·45)...
시골의 여름 밤.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두 눈을 감은 채 논길을 걷는다. 개굴개굴 개구리, 쫄쫄 시냇물, 찍찍 풀벌레. 낯선 자연의 소리가 도시 아이들의 피부에 닿는다. 노봉곤(61) 샘머리초등학교 교장은 체험 학습으로 해마다 한 학년씩 아이들을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
“첫째도 작품, 둘째도 작품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 게 서예가로서의 최종 목표입니다.”2003년 한국청년작가로 선발되고 200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촉망받는 젊은 서예가 석보(石甫) 이길원(44) 씨.서예가로써 이 씨는 이색이력...
민들레는 옆집 친구 같은 꽃이다. 바람 타고 퍼져 지천으로 반갑게 피는 소박하지만 강한 꽃이다. 나준식(46) 민들레의료생협 원장은 환자에게 옆집 친구 같은 의사다. 몸 아픈 얘기, 속상한 마음, 남모를 고민. 환자들은 나 원장을 통해 여러 아픔을 치료한다. 진료시간은...
"돈으로 후원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후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대전시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새비전교회의 이웃돌봄식당에는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6명의 조리사들이 직접 만든 비빔밥, 순두부요리 등 점심 한 끼에 30...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전 8시 대전 정림초등학교 앞 건널목. 오늘도 이곳엔 아이들의 낭랑한 인사소리가 새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정림초등학교 아이들은 아침마다 원진희(86)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넨다. 노란 교통안전 깃발을 손에 들고 학교 앞 횡단보도를 지키는 원...
맨발 황톳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전 계족산.이 산을 오르다 운 좋게 코스를 잘 잡으면 통물방아 찧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을 수 있다.툭, 탁, 툭, 탁….대전 송촌동에 위치한 매봉중학교 앞서 진입해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 길로 접어들어 좀 ...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닌데, 주변에 알려진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유병윤(55) 우돈마루(대전 중구 중촌동) 대표는 수년간 지역 노인들을 위해 열어온 경로잔치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겸손해 했다.유 대표는 매년 추석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 우돈마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