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묻힌 청주시의회 재보선 ‘무관심’

민주 2석 모두 차지땐 국힘과 1석차 구도 ‘팽팽’
후보 안 보이고 유권자 관심마저 저조해 우려

청주시의회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내년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청주시의회 재보선 결과가 시의회 후반기 정치 지형을 좌우하는 중요성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은 냉랭하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내년 총선과 함께 현재 공석인 청주시의회 자선거구(복대1·봉명1)와 타선거구(오창읍) 재보선이 동시 실시된다.

자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한재학 전 의원이 사생활 논란으로 자진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타선거구는 국민의힘 소속인 박정희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 재선거가 이뤄진다.

지난해 개원한 3대 청주시의회는 전체 42석 가운데 국민의힘 21석과 더불어민주당 21석 등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로 출범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청주시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 옛 본관 철거를 둘러싸고 여야가 찬반 양론으로 맞서던 상황에서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임정수 의원을 민주당이 제명하자 임 의원은 즉각 탈당, 여야 균형추가 무너졌다.

이어 민주당 한병수 의원의 사망으로 지난 4월 치러진 나선거구(중앙·성안·탑대성·금천·용담·명암·산성동)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당선돼 국민의힘은 22석으로 증가, 19석으로 내려앉은 민주당을 제치고 과반정당을 차지했다.

이후 수개월만에 박 전 의원과 한 전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국민의힘은 21석, 민주당 18석, 무소속 1석 등으로 재구성된 상태다.

현재 공석인 2석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내년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시의회 재보선 결과에 따라 시의회 정치지형도 새롭게 재편돼 후반기 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단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국민의힘이 2석 모두를 차지하면 과반수 정당 지위를 되찾게 되는 반면 민주당이 2석을 다 가져가면 다수당의 변화는 없지만 1석 차이로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구도가 된다.

여기에 지난 4월 보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재산 허위 신고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시의회 의석 분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양 당은 이번 재보선에 대해 각각 귀책사유를 지니고 있으나, 두 선거구 모두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중앙당 방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도당 내부적으론 두 선거구 모두 후보를 내는 것으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자선거구의 경우 귀책사유가 있어 상황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라며 "중앙당의 결정에 따라 최종 공천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정당 분위기와는 달리 유권자들 사이에선 시의회 재보선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 선거구 모두 거론되는 후보들마저 거의 없는 데다, 총선 분위기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상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12일부터 시작된 것과 달리 시의원 재보선 예비후보 등록은 29일부터 시작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로 인해 시의회 재보선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정없이 총선 지지 후보들과 연계한 ‘묻지마 투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동진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