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시청 전경[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전시청 전경[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장우 대전시장이 "시 산하기관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조직 통폐합 등 과감한 개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시장은 어제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부 산하기관 간부의 일탈 등 공직기강에 문제가 있다"며 "산하기관장은 효율적 조직 구성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이 조직 통폐합까지 거론하며 산하기관 직원들을 질타한 건 이례적이다. 야당이 시 산하기관 간부의 범죄연루 의혹을 제기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시 산하기관의 잇따른 의혹으로 난맥상을 보이는 가운데 기관장마저 범죄 의혹에 연루돼 시민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5일 논평을 통해 "대전시 산하기관장은 범죄연루자들을 위한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대전시 산하기관장 일부가 수사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산하기관의 한 기관장과 횡령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가 검찰에 수사 의회한 또 다른 기관장을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의 조직 통폐합 경고가 실제 이뤄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심기일전하라는 독려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조직이 방대하거나 경영이 방만한 산하기관은 수술대에 오를 수도 있다. 시민들 사이에 시 산하조직이 너무 방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물론 조직 개편에는 엄격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이 시장은 "내부 불협화음이 발생한다면 산하기관장이 인사권을 활용해 조직을 장악 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조직 운용이 느슨한 일부 산하기관을 빗댄 것이다.

이 시장은 용역 만능주의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사업 수행을 회피하고 외부에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무능한 조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자체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을 굳이 용역을 주는 경향이 있다. 업무를 외부에 의존하다보면 실력이 쌓일 리 만무다. 예산낭비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시장의 작심 발언이 시정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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