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소비 카페·영화관 등 패턴 단순화
기능별 흩어진 市 상권, 이동 흐름 막아
거리 상권 유입 보장 어려워 행사 안해
소비구조 편중화·매력도 약화 우려도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대전 시민의 주말 소비가 카페·백화점·영화관 등 단조로운 패턴으로 고착되는 분위기다.
거리에서 즐길 만한 체험형 콘텐츠나 여가 활동이 마땅치 않다 보니 비슷한 이동 동선 속 짧은 체류 시간에 의존한 상권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흐름의 장기화는 소비 루틴 고착 뿐 아니라 지역 상권 다양성과 활력도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단조로운 거리 상권은 시민들의 체감에서도 드러난다.
대전 중구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신모 씨는 "주말에 대전 내에서 가족들과 놀러 갈 곳은 거의 정해져 있어 지루한 느낌이 있다"며 "카페나 쇼핑몰 말고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 타지역으로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 중인 대학생 김모(24) 씨 역시 "카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근처에서 밥 먹고 끝나는 일정이 거의 반복된다"며 "가끔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팝업 행사 정도가 그나마 특별한 콘텐츠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조로움이 도시 구조와 상권 배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대전은 중구·은행동의 전통상권, 대흥동 카페 밀집지, 유성온천의 휴양 상권 등 기능별로 상권이 흩어져 있다.
목적지별로 잘게 분리된 구조 탓에 상권 간 자연스러운 이동 흐름을 방해하고 거리 전체를 거닐며 머무는 소비 경험을 어렵게 만든다는 해석이다.
특히 대전은 연구·행정 중심 도시로 발전해온 특성상 상업·문화가 함께 축적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는 곧 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창작·체험 콘텐츠가 정착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팝업 행사 역시 대전은 대부분 백화점 내에서 진행된다.
백화점은 기획·마케팅·공간 인프라를 모두 갖춰 새로운 실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반면 거리 상권은 확실한 유입을 보장하기 어려워 창작자나 브랜드가 시도를 주저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될 경우 도시 소비 구조가 더 단조로워지고 거리 상권 매력도는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창작자·소품샵·문화 공간이 등장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어려워 지역 상권 다양성은 축소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머물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와 공간 연결성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소비 루틴은 앞으로도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결국 시민 일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할 도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