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보석찾기 캠페인] 도슨트를 꿈꾸는 유진이
미술에 관심 많아 미술중점중학교 진학
일반고 진학 후 예술 학문 분야에 관심
손수광 화가 작품 중 ‘석류 연작’ 인상적
예술학과 등 대학 관련학과 진학 예정
대전 골령골 감춰진 역사 알려졌으면
단편적 애도 아닌 기억 공간 만들어야
명탐정 코난 작가 ‘아오야마 고쇼’ 존경
다양한 지식 접해 폭넓은 전시 기획 소망
사회, 역사와 예술 올바른 인식·관심 必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도슨트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 미술중점중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에서 다양한 미술 전시를 보러 다니며 많은 예술 작품을 접했다. 이후 일반고를 다니며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미술사, 예술학과 같은 예술 그 자체를 다루는 학문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관련 직업을 찾아보던 중 도슨트를 알게 됐고, 진로 방향을 정하게 됐다."
-직접 가본 박물관, 미술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하는 전시를 한 번 본 적이 있다, 손수광 화가의 여러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그 화가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그가 그린 석류 연작에 마음이 빼앗겼던 것 같다. 또한 서양화로 한국적 사물을 그려낸 정물화가 이색적인 느낌을 주어 매우 인상 깊었다."
-아직 못 가봤지만 꼭 두 눈으로 경험하고 싶은 박물관, 미술관도 있다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에 방문하고 싶다. 두 박물관이 많은 고전 명화를 전시하고 있고, 무엇보다 전시하는 건물 자체가 매우 아름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미래의 도슨트로서 가장 알리고 싶은 대전 내 박물관이나 유물, 또는 미술관이나 예술품이 있다면.
"특별한 장소를 알리고 싶다. 다녔던 초등학교 뒤로 골령골이라는 장소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도 불리는 골령골은 대전 형무소 수감자 학살이 일어난 장소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진상 규명이 되지 않았고, 언론도 해당 사건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여전히 유가족들은 고통받고 있으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그들의 아픔을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알려 그들이 국가로부터 정당한 사과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도슨트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은 무엇이고 이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도슨트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라 생각한다. 형식적이고 정형화된 지식만 가지고는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소소하게나마 일상 속 다양한 가치를 찾는 일에 노력하고 있다. 뒷골목에 핀 꽃의 사진을 찍는다던지, 신기한 구름을 보며 감탄하는 일이 그 예다."
-예술작품, 역사적 유물을 보는 자신만의 시각이 있나.
"예술과 역사는 딱딱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더욱 재밌다. 무작정 박물관에 가서 긴 설명글을 읽어야 해 지루하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아 집중이 어렵다. 사전에 배경 지식을 습득해 나만의 흥미 소재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예를 들어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러간다면, 무령왕 관련 재미있는 사례나 역사를 알고 가면 더욱 재밌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요새는 역사를 재밌게 설명해주는 콘텐츠가 많은 만큼 누구나 쉽게 흥미 소재를 만들 수 있다."
-박물관은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도슨트가 된다면 이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고 싶은가.
"박물관에 제한이 너무 많다. 자신이 느낀 바를 공유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인데,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공간인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이를 막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껏 떠들 수 있는 박물관을 조성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게 하고 싶다."
-박물관, 미술관 또는 관련 전시를 직접 기획할 수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선보이고 싶나.
"9.11 뮤지엄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참사를 단편적으로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을 만들어 후대에도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한 것이 인상 깊었다. 이와 달리 대한민국은 참사가 일어나면 덮기 급급하며, 참사는 빠른 시간 내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 그렇기에 사회가 참사를 잊지 않고 애도할 수 있도록, 이를 박물관이나 전시로 남기고 싶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 그곳에서의 대학 생활이 궁금하다.
"아직 정확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예술학과나 미술사학과 쪽을 생각하고 있다. 도슨트로서의 기본적 지식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간다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 앞서 말한 루브르 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를 구경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지도 모르겠다."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이고 이유가 궁금하다.
"만화 ‘명탐정 코난’의 작가, 아오야마 고쇼를 존경한다. 그의 만화를 평소 즐겨보며 큰 즐거움을 느낀다. 전시의 개념이 넓어지며 이제는 미술 작품, 유물 뿐 아니라 만화나 캐릭터 전시도 많아지고 있다. 요새 팝업스토어 같은 것이 많이 열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도슨트로서 미술이나 역사에 고정된 지식뿐 아니라 대중문화와 관련된 지식도 습득해 더욱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거나 해설하고 싶다. 폭넓은 흥미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 아오야마 고쇼 작가에게 존경을 표한다."
-끝으로 예술과 역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사람은 두 영역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하나.
"예술과 역사 그 자체보다는, 이를 다루는 태도가 사회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전진하는 사회는 역사 속 실수와 과오를 인정하고 자유로운 예술을 인정하는 반면, 후퇴하는 사회는 역사를 왜곡하며 예술의 본질을 억압한다.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역사와 예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역사와 예술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침이 되고 통찰을 제공한다. 사회적 규칙의 필요성과 올바름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역사, 예술과 우리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해야 한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