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10명 중 2명 정도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 하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 하겠다’는 응답은 19.7%로 2명이 채 되지 않았다. 같은 설문에 2016년엔 52.6% 즉 절반 이상이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 하겠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후 2019년 39.2%, 2022년 29.9%, 지난해 20.0%로 ‘다시 교직을 선택 하겠다’는 응답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교직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실제 교원 대다수는 교직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1.4%에 불과했다. 2006년 첫 설문(67.8%)때의 3분의1 수준이다. 분명 이유가 있을 터다. 교원들은 교직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학생 생활지도(31.7%)와 학부모 민원(24.0%)을 꼽았다.
예상했던 대로다. 교통의 ‘2023년도 교권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총 500건이 넘는다.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다가 봉변을 당하기 일쑤다. 학폭 가해 의심 학생을 상담실로 보냈는데 그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를 감금했다’며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선현의 가르침은 오간대 없고, 교단에 고소장이 난무한다. 자기 자식만을 감싸는 아동학대 신고가 교권 추락을 넘어 공교육을 붕괴하는 위험수위에 와 있다.
교원 26.9%가 학생·학부모의 몰래 녹음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재직 학교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교원 62.7%는 몰래 녹음 방지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관계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가. 한편 세종교사노동조합의 설문 결과 최근 3년간 교장·교감 등 관리자로부터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는 교원이 33.0%나 됐다. 지나칠 일이 아니다. 교원들이 사명감을 갖도록 근무여건을 시급해 개선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