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건양대, 수업 재개 못해…충남대·충북대 비대면 운영
대학가, 학생 집단유급 방지 노력에도 학사일정 정상화 ‘회의적’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학별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조정된 가운데, 대학가에선 정원을 둘러싼 의대 학사 파행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충청권 7개 의대 중 건양대와 순천향대는 5월로 접어든 현재까지 2024학년도 의대 수업을 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개강한 다른 대학도 모두 비대면으로 학기를 운영해 정상적인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 2월 개강한 충남대는 한 차례의 수업 연기를 겪은 뒤 지난달 24일부터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충북대는 지난 3월 25일, 단국대는 지난달 15일, 을지대는 같은달 22일, 건국대 글로컬컴퍼스는 동달 29일 의대 학사일정을 개시했지만 모두 비대면이다.
수업도 매주 실시간 강의가 아니라 상당수 대학이 학기 중 녹의영상 수강, 강의자료 내려받기 등을 택하고 있어 사실상 질적인 면보다는 폭넓은 출석 인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같은 학사일정 미개시, 비대면 수업 전환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결정에 집단 휴학서 제출로 반발한 의대생을 유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학 차원의 조치다.
앞서 정부의 지난 2월 전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다음달 대학별 증원분 배분에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을 결성하고 학교를 떠났다.
통상 수업일수의 4분의1 또는 3분의1 이상을 결석하면 F학점을 받게 되고 한 과목이라도 F이면 다음 학기로 올라가지 못하는 유급 처리된다.
이후 정부는 2025학년도에 한해 정부 증원분의 50~100%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반영토록 하며 사실상 정원 확대의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대학가에는 이같은 정원 조정, 중재안에도 파행을 겪고 있는 의대 학사일정이 정상화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원분의 50%까지 하향 반영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대생을 포함한 의료계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충북대 의대생들은 대학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최종 결정한 지난달 29일 교내에서 ‘의대 증원 반대’를 외치며 행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의대를 보유한 지역대 관계자는 “증원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긴 어려운 상황에서 휴학서를 제출하고 해외로 나간 의대생이 적지 않다고 한다”며 “수업을 다시 대면으로 돌리기는 아직은 무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대 보유 대학 관계자는 “전국적인 동맹휴학이었던 만큼 조직적 차원에서 증원을 대승적으로 받아들이고 학교로 돌아가자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파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