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필자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해외여행의 설렘은커녕, 학생들은 볼멘소리로 투덜댔다. 왜 하필 중국이냐는 것이 이유였다.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웃나라 대국(大國)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고교생 사이에서 중국이란 나라의 이미지는 그 당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2019년,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사에 또다시 한 획을 그었다. 물론 오롯이 중국의 탓으로 돌리기는 무리겠지만, 5억 7000만명이 확진됐고 그중 640만명이 희생됐다. 코로나로 인해 기존 경제는 급격하게 비대면화, 무인화,
현대 사회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발전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과학기술의 역할을 고려할 때 ‘융합’은 단연 중요한 화두이다. 실제로 현대 사회는 각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져 미래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많은 국내·외 미래학자들은 과학과 문화, 예술, 인문학 등의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원 간 융합연구 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진 과학기술인이나 이공계 인력 중에는 과학자에게 인문학 혹은 문화·예술 등의 타 분야의
‘양자컴퓨터’라는 용어가 더 이상 일반 대중들에게 낯설지 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1996년 피터 쇼어(Peter Shor)의 소인수분해 양자알고리즘이 등장과 더불어 양자컴퓨팅의 비약적 속도향상 가능성에 대한 연구 및 논의가 본격화되면서부터, 양자컴퓨터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은 매우 증가했다.쇼어의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의 등장은 암호학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인수 분해는 임의의 큰 수가 어떤 수들의 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답하는 문제이다. 고전컴퓨터는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많은 계산시간 및 자원을 소비해야 하고 그러한 이유
필자는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ETRI에 근무하면서 과학기술 관련 환경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번 학기에는 ‘성과 활용과 기술사업화’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교수님께선 거의 매 수업 시간마다 연구원의 우수성과나 기술사업화 성공사례 등에 대해 언급한다. 그때마다 필자에게 꼭 질문을 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연구원이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출해 기술사업화 성공에 이바지해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구원이 수업 시간마다 언급될 만큼 우수한 기관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벤처기업들이 대한민국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의 주역이 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예산도 2016년 5764억 원에 비해 2021년에는 2.5배 이상인 1조 4363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창업환경 변화에 맞는 프로그램이 새로 도입되는 등 창업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특히 대학의 인적자원을 활용한 창업은 신산업 분야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의 원천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동
지난해 4월, 필자는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에서 진행하는 과학기술인 신임자 과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술개발자"라는 나의 목표를 캘리그래피로 적어서 액자화하는 과정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우수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여러 가지 연구들을 접했지만 학계에서 인정을 받는 연구들 중에도 실제로 사용되는 연구들이 드물다는 것을 깨닫고 실제 사용되는 기술을 만들어보자는 꿈을 가지게 됐다.운이 좋게도 필자는 대학원 졸업 후 연구원에 입사해 내부적으로 고도화된 분리 메모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팀에 들어가 해당 기술에
‘우린 돈보다 사랑이, 트로피보다 철학이, 중요한 건 평화·자유·사랑’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나온 노래 ‘불협화음’의 가사다. 서바이벌 경연 도중, 가수 찬혁이 노래를 멈추고 무대에 등장해 이 가사를 멜로디에 실어 세상을 향해 외친다.파격적인 퍼포먼스로 화제가 됐던 이 노래는 필자가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찬혁은 상금과 트로피를 걸고 경쟁을 부추기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시대 분위기를 비판하며,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필자가 주로하는 연구개발사업 역시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닮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소설 속 ‘스펙트럼’이라는 단편은 외계인을 처음으로 조우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우주항공 분야 연구원인 주인공 ‘희진’은 탐사 대원으로서 우주선에 올라탔다가 외계 행성에 표류돼 실종된 지 40년 만에 구조된다. 그 긴 시간 동안 희진은 언어나 외양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외계생물체 ‘루이’에게서 보호를 받는다. 루이는 다른 외계 생명체들의 공격으로부터 희진을 지켜주고 자신의 언어 도구인 그림을 통해 희진과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희진 역시 루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외계 생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인공지능(AI)이다. TV, 세탁기, 냉장고부터 자동차, 제조산업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문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우리 곁에 AI가 다가온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저자인 마쓰오 유타카에 따르면 AI에는 총 3번의 붐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제1차 붐은 1950년대~60년대로,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의 탄생 후 10년 뒤, 추론과 탐색으로 AI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붐은 1980년대에 등
필자는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의 중·고교생을 위한 ‘과학기술분야 진로 컨설턴트’ 모집 공고를 접했다. 몇일 동안 필자는 ETRI 연구원이 되기까지 이공계 분야에 겪은 무수한 고민과 선택을 되돌아봤다. 사람들은 매번 크고 작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아마,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이라면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 맞이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흔히 말하는 이과와 문과의 선택일 것이다. 이공계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은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계속해서 수많은 선택을 이어나가야 한다.필자 역시 고등학교에서 이과로의 선택,
일반인이 ‘레이더(Radar)’를 떠올리면 2016년 우리나라에 설치한 ‘사드’를 기억하며 군사용 레이더를 주로 생각한다. 하지만 레이더는 이제 기존 국방, 기상, 위성 등 대형 레이다 중심에서 차량용, 생활용, 산업용 레이다나 민수용 소출력 레이더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특히,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이 차량에 장착되며 차량용 레이더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지능형 레이더 모션센싱 기술이 스마트시티, 홈과 건물에서 각광받고 있다.아울러 드론산업의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최근 TV나 영화에서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드론은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도 비행 조종이 비교적 쉬워 드론을 활용한 영상촬영, 택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이처럼 드론을 활용할 경우 건설현장, 교량, 산악지역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영상을 세밀하게 촬영하거나 섬이나 산간 오지 마을에 물품을 배송하는 등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드론 이용 확산에 따라 공항이나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의 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