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문제로 해외 전지훈련 차질
선수 등록 제때 못해 출전 불발도

천안축구센터 내에 위치한 천안시티FC 구단 사무실 입구.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축구센터 내에 위치한 천안시티FC 구단 사무실 입구.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프로 첫 시즌을 리그 꼴찌로 마감한 천안시티FC 구단 사무국의 외국인 선수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비자 문제로 해외 전지훈련에서 차질이 빚어졌고, 외국인 선수 등록도 제때 하지 못해 예정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구단 사무국과 지역 축구계 등에 따르면 천안시티FC 선수단은 지난 1월 초 3주 일정으로 태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전지훈련에 앞서 천안 구단은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돌아가면서 미드필더 다미르 소브시치(33) 긴급 영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된 다미르는 1월 11일 전지훈련지인 태국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방콕 공항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비자 문제가 발생했다.

다미르는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 이중 국적을 갖고 있었는데 한국과 달리 다미르의 국적은 태국 정부가 인정하는 단기 비자 면제국에 해당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다미르는 공항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구금된 채 다음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의 강제 추방이었다.

다미르가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다시 태국 전지훈련장에 도착한 것은 20일이었고, 21일부터 선수단 훈련에 합류했다. 결과적으로 다미르는 최대 2주까지 가능했던 전지훈련을 단 6일도 소화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생겨난다. 구단 사무국이 외국인 선수 등록을 제때 마무리하지 못해 경기 출전이 불발된 사례가 나온 것이다.

프로 구단이 용병 영입을 마치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에 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천안 구단은 올해 1월 다미르와 6월 여름 시적시장을 통해 공격수 파울로 엔리케 두 필라르 시우바(27·이하 파울리뇨)를 영입했다.

하지만 다미르는 시즌 개막전인 3월 1일 부산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축 미드필더 없이 치러진 경기는 천안의 2대 3 패배였다.

파울리뇨의 경우는 ‘어이없는’ 이유였다. 구단은 6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파울리뇨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파울리뇨는 6월 초부터 천안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자연스레 6월 24일 김천 상무와의 원정경기에 첫 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파울리뇨는 당일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서류 미비로 연맹 등록이 되지 않아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TMS(Transfer Matching System)에 ‘천안시티FC’ 명칭이 잘못 등록돼 파울리뇨의 원 구단에서 ITC(국제이적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여름 휴식 기간 새롭게 영입된 파울리뇨에 맞춰 팀 전술을 짜고 훈련하는 등 야심 차게 후반기를 준비한 박남열 감독이 크게 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천과의 원정 경기는 천안의 0대 4 대패로 이어졌다.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몸값이 수 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미출전으로 구단은 최소 수천만 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그럼에도 구단은 이 같은 사실을 철저하게 감췄다. 구단 사무국 측에 사실 확인과 공식 답변을 요구했으나 끝내 답하지 않았다.

내년 시즌 천안시티FC가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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