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창단 못할 경우 K2리그 내년 시즌 최소 ‘승점 5점 감점’ 감수해야
구단 사무국 전 단장-신임 사무국장 불화, 직원 간 반목에 주요업무 뒷전
U15팀 창단 놓고 학교들과 협의 난항…“무사안일한 행정서 비롯” 지적도

천안시티FC 경기 자료 사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천안시티FC 경기 자료 사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프로축구단 천안시티FC 핵심 설립요건인 산하 유스팀(U15) 창단이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창단 이후 ‘바람 잘 날’ 없는 구단 사무국의 ‘무사안일’한 행정에서 비롯된 예견된 혼란이라는 지적이다.

올 연말까지 U15 팀 창단을 못 할 경우 천안시티FC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창단규정 위반으로 내년 시즌 최소 ‘승점 5점 감점’이라는 강한 제재를 받게 된다. 창단 이후 연패를 거듭하며 ‘탈꼴찌’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팀 사기에 구단 사무국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연맹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 운영 세칙’을 보면, 프로클럽은 반드시 연령별(U18·U15·U12 등) 유소년 팀을 운영해야 한다. 신생 프로팀의 경우 가입 1년 차에 1개 팀을, 이어 2년 차에 유소년 팀을 모두 출범시켜야 한다.

올해 프로 K2리그에 진출한 천안시티FC는 지난해 12월 천안공업고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유스팀(U18)을 창단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머지 2개 유스팀에 대한 창단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초등학생들로 구성될 U12 팀은 ‘방과 후 클럽’ 형태로 운영이 가능해 창단에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숙소 생활을 해야 하는 U15 팀의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타 시·도 학생 선수들을 천안 관내 중학교로 입학 또는 전학시켜야 하는 절차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급박한 상황에도 구단 사무국은 전 단장과 신임 사무국장의 불화, 끊임없는 직원 간 반목 등으로 행정이 겉돌기 일쑤였다. 뒤늦게 구단 사무국은 최근 천안계광중학교와 천성중학교 등 2개 학교와 유스팀 창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으나 학교 측의 난색으로 답보상태다.

실제로 구단 사무국은 지난 17일에서야 천안계광중 교장을 만나 세부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학년도 천안지역 중학교 신입생 배정’ 원서 접수 기한이 내달 15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정도를 남겨놓고 학교 섭외에 착수한 것이다.

이 짧은 기간 운동부 창단에 소극적인 학교장을 설득해야 하고 교사, 학부모, 학교운영위원회 동의 절차 등 난제들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학교 측이 창단 조건으로 시설 개선 요구를 해올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천안시티FC U15 팀에 들어올 외부 학생들은 내달 15일 이전까지 해당 중학교 배정지역 인근에 전학절차를 마무리하고, 이사 준비까지 해야 하는데 소속 학교가 결정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 구단 측에서 입단이 결정된 U15 팀의 내년 1학년 신입생은 22명으로, 이중 60%가량이 타지 학생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천안시티FC 산하 유스팀 입단을 기대하고 다른 클럽팀이나 중학교로의 진학을 별도로 알아보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학생들의 ‘축구 인생’이 걸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구단 사무국에선 사전에 교육청 학사 담당부서와 관련 내용을 협의하거나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청 담당부서도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자리싸움에만 골몰, 정작 중요한 행정업무는 뒷전으로 미뤄놓은 ‘무사안일한 행정’이 빚은 혼란이다.

구단 관계자는 “요즘 중학교들이 운동부 창단을 안 하려 하고 꺼려하는 경향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계광중과도 노력하는 데까지 해보려 하고 있다. 여러 가지 다각도로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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