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대전 칼부림 사건 근본적 원인으로 ‘교권침해’ 꼽아
"지도 과정서 보복 두려움 느껴… 신변 걱정 할 만큼 교권 추락"
관련 간담회서도 "곡괭이 들고 오는 학부모 있어…불안한 상태"

교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교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최근 서울, 경기 등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에 이어 대전 고등학교 칼부림 사건까지, 대한민국 교사들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교사들은 스스로를 ‘3D’ 직종이라 자조하며 이번 사건으로 학생 생활지도가 더욱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대덕구 고등학교 칼부림 사건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과거 재학했던 학교의 교사였던 것으로 확인되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자의 명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같은 학교 사제지간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수많은 선생님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원한관계 여부는 향후 경찰 조사에서 정확히 밝혀질 예정이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무너진 교권침해’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개인 일탈의 문제, 허술한 학교 출입시스템을 너머 학교현장의 교권 신장을 바로잡아야 제3, 제4의 피해 교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많은 선생님들이 이번 사건을 남 일로 보지 않고 있다"며 "가해자가, 과거 근무했던 학교의 학생이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교사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실제로 학생 지도 과정에서 보복의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수많은 선생님들이 신분상의 위협을 걱정해야 할 만큼 교권이 추락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최근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보호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박소영 배울초 교사는 "한 달 전 한 학부모가 학교로 곡괭이를 들고 찾아온 경우가 있었다. 특히 야근할 때는 무섭고 불안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누가 언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라며 피습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부 교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가 ‘3D 직종’임이 입증됐다며 기피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학교 교사 박 씨는 "교사를 악성민원이나 가중된 업무에 시달리고(Difficult), 정신적, 신체적 폭력이나 소송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며(Dangerous),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열악한(Dirty) 3D 업종"으로 평가하며 "이대로라면 기피 직종 되는 건 한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8일 교권보호 및 강화를 위한 제92회 임시총회를 열고 교권침해 방지책, 교육활동 보호방안, 교사 행정업무 경감 방안 등에 대해 집중 토의했다.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 비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면서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현재 상황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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