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사업 추진
학교에 학생·주민 이용하는 시설 설치
교육현장선 안전대책 실효성 논란 지속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 외부인에 의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의 학교 개방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공모를 통해 지역민이 함께 이용할 학교시설을 늘려갈 계획인데, 이에 따른 안전대책은 필수 요소가 아닌 10점짜리 평가 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매년 40개교씩 5년간 200개교를 선정해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과 주민이 함께 활용하는 문화·체육·복지시설을 학교에 설치해 교육·돌봄 환경 개선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공모 심사를 거쳐 내달 중 선정 학교가 발표될 예정이며 전국 각지의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약 등을 맺고 도전한 상태다.
교육부가 사업 추진에 앞서 진행한 의견수렴에선 외부인 출입에 따른 교권·학습권 침해 우려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들었다.
이에 교육부는 초기 계획에서 범죄예방환경 설계로 학생과 주민을 분리하고 원격통합관제시스템 등을 활용해 상시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안전대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현행 체제에서 반복되고 있는 외부인 침입 문제도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학교 개방을 확대할 경우 피해가 더욱 늘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해당 사업의 평가 배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된다.
학습권 보호를 위한 안전대책 마련 여부는 전체 평가 배점 130점(가산점 30점) 중 10점을 차지하며 건설공사에 대한 대책도 포함하고 있다. 타 부처 공모사업 연계 여부나 학교복합시설 미설치 또는 선도 지역 등에 대해 각각 가산점 10점을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낮은 편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안전이 최우선인데 그 부분에 대한 고려는 미흡하다"며 "실제 학생과 주민의 동선을 분리해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 각 학교 교직원, 학부모, 학생 입장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며 원론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최근 대전 고교 칼부림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방침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진다.
교육부는 관리 대장 작성과 신분 확인, 방문증 교부 등 기존 가이드라인을 재차 강조하면서 외부인 응대 매뉴얼을 마련해 교권 보호·강화 방안에 담겠다고 발표했다.
대전교총 관계자는 "메뉴얼 수준에 그쳐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흉기나 인화성 물질을 소유했는지 여부까지 살필 수 있는 사법적인 권한을 주도록 법제화하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취합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 중이나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관련기사
- ‘천안터미널 칼부림’ 예고글 올린 중학생 붙잡혀
- 살인예고가 장난이라고?… 충청권 게시글 작성자 잇단 검거
- ‘잇따른 칼부림’ 불안은 시민의 몫?
- [학교가 위험하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학교… 교사·학생 보호시스템 어디에
- [학교가 위험하다] 대전 고등학교 칼부림 사건, 학교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 대전 고등학교서 교사 흉기로 찌른 20대 검거… "과거 제자였다" 진술
- [속보] 대전 대덕구 고등학교 칼부림 용의자 검거
- [속보] 대전 대덕구 고등학교서 교사 흉기에 찔려… 용의자 추적 중
- 충남교사노조 “교권보호 위해 교육청 차원 무고 대응 필요”
- 무너진 교권… 목숨 위협받는 교사들
- 교사 피습 피의자 "괴롭힘 당해 범행" 주장… 증거 안 나와
- 내년 교사선발 감축 놓고… 대전교총 “교권·학습권 보장 위해 늘려야”
- 길거리 뒤덮은 칼부림 공포
- 서천경찰서, 범죄취약지역 침입감지 시설물 설치
- “중학교 칼부림 할 것”…살인 예고글 게시자 3명 검거
- 충남 보령서 ‘칼부림’… 50대 남성 중상
- 교권보호 종합방안 시행 후속 입법 처리가 관건
- 전교조 충남지부, 현장체험학습 대혼란 “교육부·교육청 책임”
- 충남교육청, 교육활동 보호위해 전국 최초로 교원 변호사 동행서비스 확대 실시
- [‘칼부림 사건’ 이후 학교] 새 학기 ‘외부 침입 통제’ 긴장감 커졌다
- [‘칼부림 사건’ 이후 학교] 안전망 구멍 없게… 보호인력 늘리고 빗장 잠근다
- 교사 마음 병드는데…교원치유센터상담사 턱없이 부족
- 모교 침입해 흉기 휘두른 20대 혐의 인정
- 학생·주민 함께 쓰는 학교복합시설 더 늘린다
- [심층기획] 교사 피습 이후, 대전 교육현장 무엇이 달라졌나
- 주민·학생에 ‘활짝’… 충청권 5개校 학교복합시설 공모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