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 이대론 안된다]
上. 교사 ‘각자도생’ 무법천지 교단
中. 일선 교사들이 요구하는 교권회복 방안은
下. ‘선생님 존중하기’ 공교육 정상화 대안 ‘주목’

上. 교사 ‘각자도생’ 무법천지 교단
"교육활동 어려움 1순위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
"민원 발생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28.6%
"사적으로 "술 마시자"·"돈 빌려달라" 연락도

학부모 등에 의한 교사 교육활동 침해유형. 그래픽 김연아 기자. 
학부모 등에 의한 교사 교육활동 침해유형.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 씨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무너진 교권을 회복할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교육계 일선에선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폭언과 협박 등 교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정당한 교권보호를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일선 교사들의 평가는 냉담하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학부모의 악성민원 사례와 일선 교사들이 요구하는 교권회복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또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어떤 노력이 우선돼야 하는지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2∼23일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동료 교사들은 분노의 감정(87.5%)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력감(75.1%), 미안함(68%), 우울(61.1%) 등을 느꼈다고 답했다.

교육 활동 중 어려움을 겪었던 1순위로는 ‘부적응 학생 생활 지도(95.3)’를 꼽았다. 특히 교사들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81.6%)을 교육활동의 어려움 중 네 번째 순위에 올렸다.

이중 학부모 민원이 발생했을 때 받았던 지원에 대해서는 ‘동료 교사들의 지원(65.2%)’이 가장 많았다고 답했다. 반면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28.6%)’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특이한 점은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경험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의 폭언과 폭행위협 등 악성민원 사례도 다양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가 최근 공개한 ‘현장 교사 악성민원 사례’에 따르면 도내 한 학부모는 수업 중 교실로 찾아와 학생들 앞에서 폭언과 고함, 폭행위협을 가했다. 이 학부모는 수업 중 학생들 앞에서 손을 올려 교사를 때리려고 위협을 하고 삿대질까지 했다. 이 교사는 주위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사에게 사적으로 술을 마시자거나 돈을 빌려달라며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쉬는 시간 학부모와 학생 일로 문자를 주고받은 것을 문제 삼은 학부모도 있었다. 이 학부모는 교사가 근무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전교조 충북지부는 "법과 제도의 부재로 인한 비극적인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은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관리자 등으로부터 교사가 보호받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