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주 금요일 전화를 받고 귀를 의심했다. 대전 한 고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났다는 소식이었다. 우선 사건이 발생한 곳이 ‘학교’라는 점이 섬뜩했다. 우리 지역에서 칼부림 사건이 났다는 것도 충격이었다. 들어보니 20대 남성이 교사를 찌르고 달아났다고 했다. 취재차 방문한 학교 앞에는 경찰·학부모·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일부 졸업생도 "선생님이 걱정돼 왔다"라며 서성였다. 범인은 2시간 만에 잡혔지만 충격은 오래갔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게 틀림없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스산하다. 지난달 21일, 피의자 조선이 신림역 인근에서 행인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에 20대 청년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그리고 지난주 목요일, 피의자 최원종이 서현역 인근에서 차량을 인도로 향해 돌진시켜 사상자를 냈다. 이후 백화점에서 칼부림을 일으켰다. 이 사건들로 6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피의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정말 그저 지나가던 길이었을 뿐이다. 단지 그 이유로 목숨을 잃고 다쳤다.또 누군가는 이렇게 ‘길거리 악마’에게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날벼락이 따로 없다.

☞‘총’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칼’부림 범죄에 나라가 흉흉하다.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 나 역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서다. 이젠 길거리조차 안심할 수 없다. 언제 누가 흉기를 꺼낼지 모른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정말 악질이다. 무고한 사상자를 낸 것도 모자라 사람 사이에 ‘불신’까지 심어줬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외출까지 삼가는 사람도 있다. 호신용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흉기난동법을 마주쳤을 때의 대처법도 공유되고 있다. 정말 씁쓸한 현상이다.

☞장난 아닌 장난을 치는 인간들까지 생겨났다. 온라인 ‘살인 예고’ 글은 190여건에 달한다. 이 중 8명(10일 오전 기준)이 구속됐다. 협박글을 쓴 이들 대부분은 "장난이었다"라고 진술했다. 충격적이게도 절반은 10대다. 누군가를 살해하겠다는 글은 장난이 될 수 없다. 그저 범죄다. 법무부는 살인 예고·흉기 소지 처벌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흉악범에 대한 강력 처벌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나마 바뀔 수 있다. 길거리 공포가 일상이 돼선 안된다.

김윤주 뉴스플랫폼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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