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전통시장 가보니
좌판 가득 싱싱한 수산물 있지만
망설이다 구매 망설이는 손님들
소비촉진행사 대전 단 2곳 참여
손님 발길잡기 ‘하늘의 별 따기’
“작년보다 영업이익 70% 줄어”
시장 상인, 일자리 잃을까 걱정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수산물 축제요? 참여 못한 시장은 어떻겠어요. 비수기에 오염수 문제까지 겹쳐서 손님 보기 더 힘들죠”
23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수산물을 취급하는 시장 상인 김 모(56)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좌판 가득한 싱싱한 수산물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일부 손님은 원산지를 재차 확인하며 생선의 상태를 확인한 뒤 구매를 망설였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이날 장을 보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구매 품목은 야채, 과일,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이 대부분이었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공포를 달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우리 수산물을 구매하면 최대 2만원까지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소비촉진 행사도 열었지만 대전에서 참여한 시장은 역전시장과 중앙시장 단 두 곳뿐이었다.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시장 상인들은 손님 발길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30년동안 수산물을 취급해 온 김 모씨는 “예전에 2만원 대 후반에 들여왔던 대만산 꽁치가 이제는 더 작은 것을 사는 데도 8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수입산 수산물 가격도 많이 올랐고 불경기에 손님도 없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까지 터져 아예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한민시장에서 15년 정도 장사하면서 코로나도 버티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던 적은 처음”이라며 “평생을 업으로 했던 장사를 접고 전업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소비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당장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민시장 A수산물 가게 직원 권 모(66)씨는 “영업이익만 놓고 따지면 체감상 코로나였던 지난해보다도 70%이상 감소한 것 같다”며 “장사가 안되면 굳이 직원을 둘 필요가 없는데, 오래 근무했던 시장을 떠나게 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방사능 측정기 도입에 나서는 분위지만 400만원대를 웃도는 기계값 부담에 시장 상인들은 설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오정동농수산물시장 대전한밭수산 김중구 사장은 “방사능 측정기라도 들여놔야 하나 싶지만, 더 큰 문제는 이미 수산물이 오염에 노출됐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것”이라며 “시장 안에 농·수산물을 따로 검사하는 곳도 있고, 시장에서 취급하는 일본산 수산물은 가리비 등 2~3품목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오염수 문제가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어서 앞으로 장사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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