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 입장서 바닷가 여행 거부감 느껴
코로나 때 보다 예약 적고 취소 많아진 상황
숙박 종사자 생계 유지 위한 대책 마련 절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사진=김지현 기자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호황을 기대하던 충남 서해안 연안 숙박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움직임을 보이면서 서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전력은 바닷물에 오염수를 방류하는 설비 시운전에 들어갔다.

오염수 방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인데,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확정되면 해수욕장 등 바다를 찾으려고 했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 서해안 숙박업계의 걱정이다.

실제 대전에 거주하는 20대 박모 씨는 "이번 여름에 친구들과 펜션을 예약해 바다에 놀러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바다에 놀러가는 것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남 태안과 보령 등 서해안 연안에 위치한 숙박업계 종사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여름 휴가철 호황을 기대했는데 오염수 방류로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충남 보령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 씨는 "코로나도 끝나고 이제는 잘 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오염수 방류를 하겠다고 하니 막막하다"며 "코로나로 힘들던 작년보다 예약 건수는 더 줄고, 취소 건도 많이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충남 태안에 있는 B 씨도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하면 누가 해수욕장을 찾겠나"라며 "펜션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소식은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라고 말했다.

지역 숙박업계 종사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자, 이들이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완수 태안 만리포관광협회장은 "코로나 때 관광객 발길이 끊겨 생계 유지를 위해 받은 대출의 원금을 상환해야 할 시점인데, 오염수 방류로 또 다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게 생겼다"며 "원금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등 관광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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