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대형마트 대부분 소금 품절
빈 진열대 앞에서 발길 돌린 손님도
천일염 1포대 값 지난달比 20% 증가
직거래량도 지난달보다 2~5배 늘어
정부 "소비 증가 맞지만 사재긴 아냐"

▲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 소금 진열대에 소금 상품이 없는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염수가 바다에 배출될 경우 소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속 소금 수요가 늘면서 소금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5일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에는 맛소금과 천일염 소량을 제외하고 모든 소금이 동이 나 있었다. 일부 상품 진열대에는 가격표 대신 ‘품절’이라고 쓰여 있었다.

천일염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한 손님은 "소금이 정말 다 떨어졌네"라고 말하며 빈 진열대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마트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 역시 소금 진열대 위치를 묻는 손님에게 익숙한 듯 "진열대에 소금 거의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위치를 알려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천일염 주 생산지인 전남 신안군의 2021년, 2022년산 천일염 1포대(20㎏) 가격은 지난달 2만 5000원에서 지난 8일 기준 3만원으로 20% 증가했다. 천일염 직거래량 역시 지난달 대비 2~5배가량 높아졌다.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자 정부는 천일염 소비량이 상승한 건 맞지만 사재기 현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업계나 유통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며 "개인구매가 크게 늘었지만 개인 직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7~8%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 차관은 또 "개인 직거래 증가가 전체 천일염 수급과 산지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다행히 강우 일수가 줄고 일조량이 회복되면서 이달부터는 생산량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어 향후 생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천일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 천일염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송 차관은 "2011년 원전 사고 후에도 천일염 방사능 검사를 286회나 했지만 방사능 물질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해수부는 지난 4월부터 매달 염전 10곳에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단 한 건의 방사능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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